외과 중에서도 어려운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인력 부족은 결국 중증환자들이 소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클 수 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외과학회(이사장 이우용)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외과 세부 분과 전문의시험에 응시한 외과의사가 60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응급 질환 중 하나인 복부 대동맥류 파열을 수술하는 혈관외과 세부 전문의의 경우 제도가 시행된 2015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가 확연하다.
실제 최근 3년 간 배출된 혈관외과 세부 전문의 숫자는 7명, 9명, 3명 등 총 19명에 불과하며, 위암수술을 전담하는 위장관 외과의 경우에도 지난해 11명, 올해는 5명에 그쳤다.
특히, 선천성 기형이 있는 환아를 치료하는 소아외과 전문의의 경우 응시인원이 한 명도 없어, 향후 환자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소아외과 세부 전문의 시행 이후 응시자가 전무한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다. 2013년 52명이던 응시생은 점점 감소해 지난해 6명까지 줄었고, 올해는 아예 접수된 원서가 없었다.
실제 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서정민 소아외과장은 “대다수 중견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은 저수가 및 수술 난이도로 인해 소아외과 전문의를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지방의 경우 소아외과 전문의를 찾아 보기 힘든 실정”이라며 “진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올라와야 하는 환자 및 보호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형병원의 경우 환자쏠림이 심각해 소아외과 전문의가 24시간 당직을 서고 응급실과 병동, 수술장을 모두 담당하다 보니 진료와 처방이 지연되고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의사 수 아닌 편중이 문제…”대응책 마련 절실”
의사들의 성형외과, 피부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의 인기과 쏠림현상은 고질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산부인과, 흉부외과, 외과 등 소위 ‘기피과’ 전공의 지원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지원 후에도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하는 세부 분과 전문의 지원률은 더욱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정부는 공중보건의사 육성,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확충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전체 의사 수가 증가하더라도 쏠림현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은 “외과를 전공하고도 3분의 1은 요양병원, 나머지 5분의 1은 미용시술이나 점을 빼는 일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사명감을 갖고 외과에 들어온 젊은 수련의들이 현실에 절망해 고난도 수술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난이도가 높은 수술인 만큼 의학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한 면책특권 보장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우용 이사장은 “비정상적인 외과 수가의 정상화와 수술과정에서 고의성이 없다면 법적 면책을 주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고위험도 수술은 어느 정도 사망과 합병증이 동반되지만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조차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물으니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