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의대생을 의료진 일원으로 인정하고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종 감염병이 환자와의 접촉을 줄인다는 이유로 의대생을 임상현장에서 배제시키는 핑계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신좌섭 서울의대 교수는 최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뉴노멀시대, 의학교육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학교육 변화’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교수는 “지난 2019년 12월 코로나19 등장 이후 경제나 사회활동, 일상생활이 바뀌며 교육제도 또한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대부분의 교육활동은 인터넷을 활용한 비대면으로 바뀌었는데 특히 의대는 임상실습교육에서의 변화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 우려 때문에 학생들의 환자 접촉이 제한되고 임상지도교수들 또한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되며 교육에서 빠지는 등 영향이 컸다”며 “불필요한 환자와 실습생 접촉으로 인한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박 겉핥기 식 병동 투어나 목적의식 없는 배회는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상과들의 교육업무 분담을 위한 잦은 업무분담과 실습팀 교체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속 가능하려면 어떤 형태의 임상실습이 필요한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팬데믹 상황에서 접촉 최소화를 위해 임상실습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들을 의료팀에 참여 시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뮬레이션이나 온라인 교육 등 충분한 사전 준비를 통해 학생들을 케어 팀의 일환으로 참여시켜야 한다”며 “지진이나 스나미, 팬데믹 등 위기 상황에서 환자를 돌보느라 탈진 상태인 지도 교수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의대생을 환자 케어에 참여하게 해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위기 상황이 학생들을 임상 현장에서 배제하는 핑계나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강의는 비대면으로 진행해도 임상실습은 어떤 방식을 활용해서든 면대면의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대철 카톨릭의대 교수 또한 “많은 실습병원장들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어야 실습에 참여하도록 조치하는 등 의대생을 한 멤버보다는 타인으로 생각한다”며 “의료는 의사뿐 아니라 약사, 간호사 등과 계속해서 협업하며 팀워크를 이뤄야 하는데 이러한 관계가 깨져 어떻게 팀워크를 이루느냐가 향후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수업’ 학생 역량별 편차 커…예과보다 ‘본과’에서 성적 하락 심화
김우미 고신의대 교수는 지난 1년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결과 자기조절학습이나 자기주도학습 등 학생 개인의 역량에 따라 결과 편차가 크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동일한 교수의 수업으로 연도별, 학년별 대면, 비대면 수업 시 학생들 전체 성적 비교를 통해 비대면 수업의 성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사했다”며 “예과보다는 본과로 가면서 임상의학 과정에서 학생들의 수업 성적 하락이 두드러졌고, 과목별 편차 또한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그간 다양한 실습이나 그룹스터디 등 동료학습을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코로나로 제한되며 자기조절학습이나 주기주도학습 역량에 따라 편차 성적 편차가 심화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