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2021년부터 의원급 환산지수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수가 역전 현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위탁해 진행한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보험 공급자 단체와 건보공단 간 진행되는 수가협상에서는 수가를 산출할 수 있는 환산지수를 근거 자료로 활용한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미국 SGR(지속가능한 진료비 목표증가율) 모형을 근거로 환산지수를 도출해 왔는데, 최근 이 같은 방식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공단에서 SGR 모형을 통해 산출한 2021년 유형별 환산지수 조정률에 따르면 전체 인상률은 2.12% 하락하고 병원급 이상은 3.36%가 떨어지는 등 올해 수가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발생한다.
최근 미국에서도 SGR 모형을 전면 폐지하고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연구팀은 "SGR 모형은 적용기준 시점, 사용된 거시자료 등에 따라 결과 값의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원래 전체 의사에 대한 기본인상률 산출을 목적으로 고안된 모형이 우리나라에서는 유형별로 순위를 결정하는데 활용돼 적합성 논란도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2014년 병원-의원 간 종별 가산율 적용 환산지수 역전현상이 발생된 후 2017년 의원급 종별 가산율 적용 환산지수가 종합병원보다 높아졌으며, 2021년에는 의원의 종별 가산율 적용 환산지수가 상급종합병원보다 높아질 예정"이라며 "SGR 모형에 기반한 환산지수 산출모형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GR 모형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의료물가(MEI) 내의 18개에 달하는 인건비 증가율, 관리비 증가율, 재료비 증가율 등의 지표를 축소해 모형 수를 18개에서 2개로 대폭 줄이고, 보사연의 3차 상대가치 개편을 위한 회계조사 연구 결과를 활용해 비용가중치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목표진료비와 실제 진료비 간 차이를 보정하는 지수인 UAF 누적치를 축소하고 진료비 데이터 발췌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원-병원 간 수가역전 현상 개선을 위한 병의원 단일 환산지수 도입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환산지수 역전현상이 심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의원급에서 병원급보다 동일한 행위에 대해 수가를 더 많이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환산지수 제도에 대한 신뢰성 유지를 위해서라도 의원-병원 간 수가역전 현상에 대한 개선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원(87.6)과 병원(77.3) 환산지수를 중간값인 82.5로 통일시킨 후 의원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율은 인상하고, 병원의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율은 인하하는 단일 환산지수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중장기적인 환산지수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현재 우리나라 환산지수 주요 역할은 행위당 상대가치점수에 적용하는 단가 산출 및 가격 통제에 머물러 있고 진료량 및 진료비 통제와 관리 기전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거시적 진료비 지출관리 기전으로서 진료비 목표관리제 도입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 측면에서 의료 질을 환산지수에 반영하는 기전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개별 의료기관 지불 보상에 의료 질과 비용절감 및 효율성 개선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