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인 삽화기억이 좋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금무성‧서국희‧최영민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연구팀은 "치매가 없는 65~90세 196명을 대상으로 노년층에서 단백질 섭취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 연관성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5일 밝혔다.
"알츠하이머 유전적 소인 노인, 단백질 섭취량 많으면 기억력 40% 높아"
연구 참가자 196명 중 113명은 인지기능이 정상이었고, 83명은 경도인지장애가 있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 증상 중에서도 삽화기억에 초점을 맞췄다. 삽화기억은 정보를 저장하고 회상하는 능력인 기억 종류 가운데 시간과 공간 맥락으로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주로 손상이 일어난다.
먼저 참가자들의 단백질 섭취량은 인터뷰를 통해 3개월 간 먹은 음식을 토대로 간이영양평가 방법을 실시했다. 단백질 섭취는 유제품, 콩류, 계란, 육류, 생선, 가금류 섭취량을 바탕으로 낮음, 중간, 높음으로 분류했다.
또 인지기능 평가 외에도 다양한 영향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혈관질환 여부 및 전반적인 신체활동, 연간소득, 영양생체지표, 혈액검사 및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검사 등도 진행했다.
그 결과,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전체 인지기능 점수는 83점으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인지기능 점수 67점에 비해 2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삽화기억 점수는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이 43점으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34점)보다 27% 높았다.
영향 변수들을 보정한 경우에도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은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20% 더 높았다.
그러나 언어능력, 집행기능, 시공간능력, 주의력 등 비기억성 인지기능에서는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나아가 단백질 섭취량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이하 APOE4) 사이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발견, APOE4가 단백질 섭취와 삽화기억 간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저자인 김지욱 교수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고, 인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영양인자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금무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삽화기억이 더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가 인지기능 유지에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