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경구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몰누피라비르’ 등은 의사들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새로운 치료제가 나와도 수많은 처방 금기·주의사항 등이 있고, 임상 근거가 부족해 소아환자 등은 약물 처방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신재국 대한임상약리학회 회장(인제대 부산백병원 교수)은 개인별 최적의 맞춤약물치료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 간 코로나19 백신, 관련 치료제들이 다수 개발됐지만 백신의 경우 효능·부작용 논란이 수없이 불거졌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약물이 무려 23개에 이른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많은 의사와 환자들이 사용하길 희망하지만 투약이 필요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쉽게 처방할 수 없어 고민이 크다”며 “약물 처방에 대한 정보·지식 부족 뿐 아니라 ‘금기’라는 단어로 공포감을 심어준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백신 및 치료제가 등장해도 임상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기저질환자 및 소아들이 사용대상에서 철저히 제외됐던 점에 대해 탄식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또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신부전 환자 또는 기저질환으로 ‘리팜핀’·‘카바마제핀’ 등 많은 약물을 이미 복용하는 환자들, 소아 환자 등을 위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약물치료에 누가 실패하고, 누가 부작용을 겪고, 누가 성공적인 치료효과를 거두는지 등을 미리 예측하는 개인별 맞춤약물치료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만 해도, 왜 특정한 일부 투여자에게서 치명적인 심각한 혈전 부작용이 발생하는지에 대해 아직 그 기전을 예측할 수 없는 기술이 없다”며 “이에 모두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아직까지 경험과 연구근거가 부족한 코로나19 백신과 달리, 기존 시판 중인 일반의약품은 이미 맞춤약물처방을 위한 기술이 많이 발전한 상태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 근거 부족해서 예민할 수밖에”
“개인 맞춤약물치료, 유전·후천적 요인 연구해 최적 옵션 제공”
이에 더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피해구제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위험요인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신 회장은 “치명적 부작용이 발생할 환자, 치료 실패 가능성이 높은 환자, 약물 용량 등을 예측할 수 있는 맞춤약물처방 기술을 잘 활용하면 수많은 약물부작용을 피하고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연령·체중·신기능 및 간기능·복용 약물 간 상호작용·음식물과의 상호작용·개개인의 약물반응 관련 유전자 정보 등이 개인별 맞춤약물치료의 중요한 예측 지표로 쓰인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임상약리학 분야의 관심 제고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임상약리학은 개개인에게 최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환자 진료 적용을 목표로 한다”며 “개인 간 약물 반응 차이를 초래하는 다양한 유전적·후천적 요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개발을 위한 중개 임상 연구 및 임상 수행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에 따르면 맞춤약물치료 기술 발전을 위한 국제적인 기념일도 만들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의료학술연구 단체인 국제 기초·임상약리연합(IUPHAR)이 주관하는 ‘World Smart Medication Day’가 그 예로, 매년 5월 6일로 지정돼 올해 2년차를 맞았다.
임상약리학회는 국내 의약학 관련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포스터 경진대회 등을 주관해, 국내 최우수 포스터로 선정된 작품을 국제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