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상당수는 신체적 어려움 못지 않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정신과 의료진 상담 등 내적 관리를 받는 암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종양내과학회(이사장 안중배,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와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장대영)는 지난 23일 안다즈 서울강남호텔에서 ‘제5회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학회는 이날 항암 소셜리스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소셜 리스닝은 네이버 블로그, 카페, 유튜브 댓글 등 최근 1년 간 온라인 소셜미디어에서 3가지 키워드 ‘암’, ‘항암’, ‘환자관리’에 대한 16만 9575건을 수집, 분석해 이뤄졌다.
암 환자들이 암 진단 후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에 대한 언급량 2만 899건을 분석한 결과, ‘정서적 어려움’이 42%를 차지, 52%로 나타낸 ‘신체/질병적 어려움’ 만큼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어려움은 초기부터 치료과정 전반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공통적으로 두려움, 불안과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이 꾸준히 언급됐다.
심지어 치료 후 극복 단계에서도 재발에 대한 걱정이 나타났고, 악화 시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언급량이 도드라졌다.
이날 연자로 나선 인하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주한 교수는 “생사 기로에 놓인 환우분들의 정서적인 어려움은 임상 현장에서 무척이나 잘 인지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 주의깊게 케어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들 마음 건강은 실제 치료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임상 현장에서 정신의학과 협진 등 다학제적인 관점으로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암환자들의 정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의료진 상담 등 내적 관리 비중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환자 관리 관련 1만 6743건의 언급량 중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내적 관리’를 한다는 언급량은 9%에 그쳤다. 특히 정신과 상담, 항우울제 복용 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관리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또한 암 환자들의 암 관련 정보 습득 채널에 대한 언급량 1661건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의사는 44%, 환우 24%, 온라인 커뮤니티 18%, 유튜브는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의사 못지 않게 온라인 및 다른 환우를 통해서 암 정보를 얻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임주한 교수는 "환우와 의료진과의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며, "또한 국가암정보센터 등 공식 암 정보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한편 소셜리스닝 상 가장 많이 언급된 암종 1~3위는 유방암, 폐암, 대장암 순으로 실제 국내 발병률 순위(갑상선암, 폐암, 위암)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암의 경우 암종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대장암 및 유방암은 최근 젊은 층에서 호발하고 있어 소셜 리스닝이라는 방법 특성상 높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항암제 임상시험 관련, 기존 치료에 불응할 때 대안책으로 치료 효과나 치료비 부담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안전성에 대한 부분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항암제의 치료 접근성 부분에 대해 대다수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로 언급됐다.
대한종양내과학회 안중배 이사장은 “소셜 리스닝을 통해 이전 설문조사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항암치료에 대한 실제 환자들 인식과 고민 등을 엿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며 “지속적인 암 치료 및 연구 외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항암 정보를 제공하는 학회 및 연구회가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