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필수의료 핵심거점기관이자 권역책임의료기관인 전국 14곳 국립대학교병원에 임용된 의사 절반 이상이 2년 이내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국립대병원에서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력 증원 요청시 정부의 승인율은 36.9%에 그치고 있었다. 민성적인 인력부족이 이들 의료기관의 역할 수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제4차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 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권역 책임의료기관의 역할 부족 실태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여 위원은 2022년 국립대병원 증원 요청 및 정부 승인 현황을 두고 “인력 증원 및 효율적 활용에 제한이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 14개 국립대병원에서 증원 요청시 기획재정부의 승인은 36.9%에 그쳤다. 지난해 4799명을 증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실제 배정된 인원은 1735명이었다.
경북대학교병원의 경우 가장 많은 1027명 증원을 요청했지만 189명을 승인, 18.9%에 불과했다. 또 281명을 요청해 77명을 배정받은 충북대학교병원의 승인비율은 27.4%였다.
153명 중 43명을 배정받은 부산대학교병원(본원)은 28.1%, 91명을 원했지만 26명만 승인받은 제주대학교병원은 28.6% 수준이었다.
다만 전북대학교병원은 253명을 요청해 180명이 승인돼 71.1%의 승인율을 보였다. 67명의 가장 적은 인원을 요청한 강원대학교병원도 42명이 배정돼 62.7%의 비교적 높은 승인비율을 기록했다.
또 국립대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2년 내 절반 이상이 퇴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필수의료분야에 신규 인력이 투입되더라도 계속 남아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20년 국립대병원에 근무한 645명 중 418명이 그만두면서 2년내 퇴사비율은 64.8%, 2021년 398명이 퇴사해 62.5%, 333명이 퇴사한 2022년 58.7%를 나타냈다.
경북대학교병원은 임용된 2021년 9명, 2022년 3명 모두 퇴사했다. 또 충남대학교병원도 2021년 10명 모두 퇴사했고, 2022년 12명 중 11명이 그만뒀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경우 2020년 139명, 2021년 137명, 2022년 135명이 퇴사, 각각 70.2%, 77.0%, 67.8%의 높은 퇴사율을 보였다.
여나금 위원은 “국립대병원 인력 증원시 기재부 승인이 필요하지만 그 비율은 낮다”면서 “수요대응 충분한 인력 확보에 제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원이 승인되더라도 경직된 고용 환경으로 인해 증가하는 의료인력 수요에 대한 탄력적‧효율적 대응에 한계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강준 보건복지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지역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장기간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대책을 강구하겠다”면서 “거점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의료체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