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가 비만을 비만병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마련, 사회적 인식 개선에 나섰다.
수년째 비만 급여화를 위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에 이르지 못한 만큼 '비만=질환'이라는 인식 확대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허양임 비만학회 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는 5일 '국제비만-대사증후군 학술대회'에서 전국민 비만병 인식 제고를 촉구하는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 '2023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비만병 유병률은 성인 인구의 약 40%(남녀 합산 38.4%; 남성 49.2%, 여성 27.8%)에 달하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허 이사에 따르면 3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5kg/m2 이상) 또는 동반만성질환이 1개 이상인 2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의 중증 비만의 경우 의료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비만병은 개인 생활습관 외에도 유전 및 환경,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변화 등 다양한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부정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비만병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학회는 비만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대중에게 영향을 많이 미치는 미디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만병이나 체중 관련 보도 언어와 이미지에 대한 권고사항을 만들어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허 교수는 "비만병은 국민 10명 중 4명이 해당하는 질환임에도 여전히 개인 문제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하거나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표현보다는 정확한 의학 용어를 바탕으로 한 중립적인 표현과 이미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만 급여화 통해 질병 발생 감소 등 사회적 비용 줄일 수 있다"
정책 세션에서는 급여화를 중심으로 비만병 치료를 위한 의료적 지원 확대의 필요성이 제안됐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계질환, 암, 수면 무호흡증, 골관절염 등 다양한 만성질환의 원인으로 사회경제적 비용을 막대하게 증가시키는 만큼 의료적 개입으로 사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비만 전문가들은 "비만병에 대한 적절한 의학적 도움이 이뤄질 시 동반질환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미리 절감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체계적 방안이 마련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체질량 지수 30을 초과하는 2, 3단계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비만대사수술을 제외한 모든 비만 진료 및 관리가 비급여로 존재해 질병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철영 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은 "비만병은 각종 만성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원인 질병으로 향후 증가할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격차를 경감하기 위해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적 시스템 아래 비만병 특히 3단계 비만(체질량지수 35kg/m2 이상) 또는 동반만성질환이 1개 이상인 2단계(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의 중증 비만 및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한 의료적 도움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