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MRI 및 CT 조영제 중 한 종류에서 과민반응이 있으면 다른 제품의 과민반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처음 확인된 만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강혜련 교수팀은 MRI 조영제를 사용한 15만4539명과 CT 조영제를 사용한 26만142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과민반응 관련 코호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영제는 영상검사에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지만 부작용도 있다. 특히 과민반응이 생기면 발진·홍조 등 알레르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MRI 촬영에는 가돌리늄 조영제를, CT에는 요오드화 조영제를 사용한다. 각 조영제는 성분 구조나 화학적 특성이 완전히 달라 그동안 두 조영제 과민반응은 서로 무관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두 조영제 모두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있어 안전한 조영제 사용을 위해 MRI 및 CT 조영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연구결과 MRI와 CT 조영제 과민반응 유병률은 각각 0.7%, 3%로 MRI 조영제에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가 더 적었다. 즉 과민반응 위험성은 CT에 비해 MRI 조영제가 낮았다.
연구팀은 MRI와 CT 조영제 과민반응 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과거 다른 종류의 조영제를 사용한 적이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세부분석을 시행했다.
MRI 조영제 과민반응 유병률은 과거 CT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각각 3%, 0.7%였다.
또한 CT 조영제 과민반응 유병률은 과거 MRI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각각 15%, 4%였다.
즉, MRI와 CT 조영제 중 한 종류에서 병력이 있으면 다른 종류의 조영제를 사용할 때 과민반응 발생 위험이 4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제 과민반응의 효과적인 재발 방지를 위한 분석도 추가적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MRI 조영제 과민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투여했다.
그러나 이 조치의 예방효과가 충분한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분석결과 MRI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가 다시 MRI 조영제 사용시 평균 재발률은 15%였다.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사전 투약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재발률이 20%에서 14%로 감소했다.
하지만 과민반응을 일으켰던 조영제를 변경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재발률이 21%에서 5%까지 감소하면서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방약물 투약과 조영제 변경을 병행하면 아무 전처치도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재발률을 31%에서 5%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별개로 인식됐던 MRI 및 CT 조영제 과민반응이 서로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강혜련 교수(알레르기내과)는 “과민반응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영제 사용 이력제를 마련하여 과거에 사용했던 조영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민반응이 발생하면 해당 조영제의 이름과 성분 등 상세정보를 환자와 공유해 다른 의료기관에 가더라도 조영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영상의학 학술지 ‘Radiology’ 최근호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