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후 치료까지 빠른 시간 내 대응이 중요한 뇌졸중을 치료하는 뇌졸중센터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대한뇌졸중학회 이경복 정책이사(순천향의대 신경과)는 학회가 국내 뇌졸중치료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효과적인 뇌졸중치료를 위한 정책적 개선 방안을 알리기 위해 오늘(1일) 서울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경복 정책이사는 “뇌졸중은 국내 주요 사망원인 4위 질환으로 연간 약 10만명 넘게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전체 뇌졸중 환자의 78%가 60세 이상의 고령자인 만큼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계속 늘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뇌혈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졸중 치료에서 ‘골든타임’은 환자 생명과 후유장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뇌졸중센터의 지역 불균형과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2016년~2018년도에 발생한 허혈성 뇌졸중환자의 약 20%는 첫번째 방문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복 이사는 “첫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전원된 환자 비율은 지역별로 편차가 컸는데 서울은 15.6%로 낮은 반면 지방으로 갈수록 높아져 전남같은 경우는 44.6%였다”며 “뇌졸중센터 역시 수도권과 57.1%가 집중돼 있어 소위 복합쇼핑몰 분포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전북·경북·강원 등과 같이 고령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 지역은 뇌졸중센터가 확충돼야 한다"며" 뇌졸중과 같은 급성기 질환은 치료에 따라 환자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거주지역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를 누리지 못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중증응급의료센터 기반 뇌혈관질환 센터 구축 필요”
이에 학회는 지역편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 전(前)단계 뇌졸중 환자 이송 시스템을 강화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 기반으로 뇌혈관질환 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복 이사는 “응급의료서비스와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센터의 네트워크 구축 및, 담당 의료기관을 전국적으로 균형감있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료권을 기반으로 한 응급의료센터 분포 체계와 같이 급성기 뇌졸중 진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를 전국적으로 확충하고 신경과 전문의를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경복 이사는 지역뇌졸중센터 설치와 권역센터 확대, 중앙센터 설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국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2022년 보건복지부 예산을 보았을 때 응급의료기금은 2,759억으로 2021년보다 12% 증가했고, 암과 관련된 예산은 1,019억 편성됐다. 하지만 중증필수질환인 뇌졸중과 관련된 권역심뇌혈관센터 지원 예산은 71억으로 예산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경복 이사는 “응급의료의 경우 1995년 법률 제정 후 5년 단위로 기본계획을 세우고 전달체계 구축을 안정화하고 있는 반면 심뇌혈관 법률 제정은 2016년에 이뤄졌으며 권역센터 역시 전국에 13개 수준으로 정부 재정지원이 줄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뇌졸중은 적정 시간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환자 예후가 달라지는 급성기 질환임에도 전문의 부족과 뇌졸중센터 운영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며 “병원전단계에서 적절한 기관으로 이송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