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치고 힘든 상황 속 헬스케어 분야 홍보인들의 삶과 인생, 애환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보건의료 문화를 선도하는 데일리메디는 지난 7일 병원, 제약,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전 산업 분야에서 활동 중인 홍보인들의 업무 역량 강화와 보다 넓은 시야를 통한 홍보전략 수립 을 모색하기 위해 '2022 대한민국 헬스케어 홍보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헬스케어 홍보 포럼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헬스케어 홍보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편집자주]
한국병원홍보협회 김휘윤 회장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홍보전문위원회 진성환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미래 홍보인의 역할을 제시했다.
김휘윤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가짜뉴스가 유포되며 국민 혼란이 발생했지만 언론과 병원 홍보팀의 노력으로 산을 넘을 수 있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만큼 홍보 분야 역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변화 속에서 가짜뉴스는 또 발생할 수 있다”며 “그 때 마다 언론과 함께 양질의 의료정보를 국민에게 전하는 게 병원 홍보팀의 사명이다. 미래 홍보를 엿볼 수 있는 오늘 행사가 더 소중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진성환 부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는 '비대면'이라는 업무환경 변화를 가져왔다”며 “일상회복을 맞이하는 현재 우리의 최대 과제는 비대면 환경에서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달라진 환경에 어떻게 빠르게 적응해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오늘 행사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병원 홍보팀장→회사 대표이사, 인생 2막 비결
첫번째 연자로 나선 서경약품 정철 대표이사는 ‘홍보팀장, 세상 밖 홀로서기’라는 제하의 강연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5년간 몸담았던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인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에서 홍보팀장으로 재직하던 중 권고사직을 받고 갑작스레 바깥 세상과 마주해야 했다.
정 대표는 “쌓아둔 자산이 없어 막막했지만 위기는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겼다”며 “그동안의 인적 네트워크가 재능이자 자산임을 발견했다”고 술회했다.
오랜기간 만나온 기자, 취미를 함께한 친구, 환자 및 의료계 인사 등의 인맥과 그들의 조언이 다시금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됐다.
심기일전 한 그는 8평 규모의 사무실에서 연매출 10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을 5년 만에 200평, 146억원 규모로 키워냈다.
정철 대표는 “인맥은 저축보다도 수익률이 좋은 투자”라며 현재 병원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에게 “사람을 깊이 있게 만나고 본인의 역량을 높이는 데 시간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비트코인 급락, 가상자산 신뢰성 증명 과정
빗썸 이미선 리서치센터장은 근래 관심도가 급증한 가상자산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했다.
가상자산은 과거 대비 소득 격차가 커지고,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등 더 이상 임금만으로는 자산을 불리기 어려워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미선 센터장은 “직접 손으로 만지고 보는 것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에 둔 형태까지 자산의 범위에 들어왔다”며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리면서 관심도가 커졌다”고 가상자산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 급락 사태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의 신뢰성이 증명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가상화폐가 자산가치의 보존 수단으로서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가상화폐의 신뢰성 테스트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까지 해킹이나 프로그램 오류는 없었다”며 “실질적으로 국가 간 유통 화폐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인지, 법적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지 등의 변수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보인, 기업 이미지와 실체 잇는 핵심 역할 수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발표한 광고·홍보인 출신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은 홍보 담당자들이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홍보팀은 신체 혈액과 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문제가 생길 때만 찾게 된다”며 “이러한 특성 탓에 스스로 수동적으로 일할수록 발전은 더디다”고 지적했다.
최호진 사장은 최근 미디어 환경이 변했고, 소비자 주권 시대가 되면서 기업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투명성 및 사회적 책임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 이미지가 한 순간 바닥에 떨어지거나 이미지와 실체가 다르면 부작용이 크다”며 “홍보인은 전 영역을 조율하면서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 및 ESG 경영이 화두인데 이 역시 공격적인 역할이 아니다 보니 기업마다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며 “나중에는 대단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보실장, '의료진-행정직' 가교
충남대병원 박정수 대외협력실장은 자신의 초임 실장 경험담을 전하며 홍보실장과 홍보팀장의 유쾌한 동행을 위해 ‘상호존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정수 실장은 “20년 이상 응급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처음에는 홍보팀 직원들을 전공의와 인턴 다루듯 관리하는 일이라고 착각했다”고 술회했다.
이어 “하지만 3달 정도 근무 후 홍보실장의 진정한 역할은 위기상황에서 직원들의 보호막이 돼주는 일이란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료진과 행정직의 가교 역할도 중요하다”며 “교수들은 행정직 직원 얘기를 귀담아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럴 때 의사인 홍보실장이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설파했다.
또한 의사 홍보실장과 행정직 홍보팀장의 유쾌한 동행(同行)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수 실장은 의료진과 행정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제시하며 "양 직역 모두 서로 존중받지 못할 때 가장 힘들다고 느꼈다”며 “이는 배려와 존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존중받고 싶다면 상대방을 먼저 존중해야 한다”며 “이것만 지켜진다면 홍보실장과 홍보팀장은 아찔한 동행이 아니라 유쾌하고 행복한 동행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이끈 혁신 ‘스마트병원’
고려대학교의료원 서동훈 대외협력실장은 ‘미래의료, 미래병원’이라는 제하 강연을 통해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병원의 모습을 소개했다.
서동훈 실장은 “2년 6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병원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혁신을 이끌었다”며 “최근 개원하는 모든 병원은 스마트병원을 표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병원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기기 등을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추구하는 병원으로 예약부터 내원, 주차, 진료, 검사, 입·퇴원, 수납 등 모든 과정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다.
서동훈 실장은 “코로나19 초기에는 문진표 작성과 체온 측정 등 진료나 검사를 위해 30분 이상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마트 기술이 접목되면 매우 간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특정 검사실에 사람들이 몰리는 일을 막을 수 있고 설계부터 외래와 입원병동이 분리돼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병원이 보편화되면 자료 정리와 같은 잡무들은 AI가 맡게 돼 의사들은 환자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