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유방암과 당뇨병 발병 간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데 성공,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연구팀은 해당 기전을 활용하면 당뇨병 치료제인 SGLT2 저해제로 유방암을 억제하거나, 유방암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마이크로RNA 치료제를 이용해서 유방암과 당뇨병 동시 치료를 노리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 의대 연구팀은 "유방암이 인슐린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당뇨병을 유발하는 매커니즘을 발견해 두 질병 간 연관성을 찾았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세포생물학’(Nature Cell Biology) 5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20~27% 증가했다. 또한 유방암 유경험자가 10년 내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도 비경험자 대비 20% 높았다.
이에 학계는 당뇨병 특징인 인슐린 저항성이 유방암 발병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유방암 세포가 분비하는 세포외 소포(EV) 속 마이크로RNA(miRNA)가 환자에게 당뇨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교신저자인 왕쉬젠 UC샌디에이고 의대 병리학 교수는 “암세포는 기본적으로 종양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일반적인 세포보다 더 많은 포도당을 사용한다. 암을 탐지하는데 쓰는 기술 중 하나인 양전자단층촬영(PET) 기초 원리도 여기서 비롯된다”며 “유방암은 인슐린 분비 억제를 통해 혈당을 올리는 방법으로 영양분 수급량을 늘리고 몸집을 불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가 EV를 통해 miR-122를 분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EV가 췌장에 도달하면 miR-122가 인슐린 생산을 담당하는 랑게르한스섬 세포로 들어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혈당 조절 기능을 무력해 당뇨를 유발했다. 따라서 유방암 유경험자는 당뇨병 검사 및 예방에 대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한 이번 동물실험으로 SGLT2 저해제가 당뇨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유방암 치료제로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공동저자인 제롤드 올레프스키 UC샌디에이고 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실험용 쥐에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는 데 쓰는 SGLT2 저해제를 투여한 결과, 포도당의 정상적인 조절을 회복시키고 종양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SGLT2 저해제의 유방암 치료 가능성 외에도 현재 다른 용도로 개발 중인 miR-122 표적 저해제가 향후 유방암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