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환자 목표혈압 낮추고 단일복합제 복용 권고
대한고혈압학회, 새 혈압 기준 제시…"70세 이상 고위험군만 아스피린 사용"
2022.05.14 05:53 댓글쓰기

동반질환, 합병증을 가진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이 낮아진다. 기존 140/90㎜Hg(수축기·이완기혈압)에서 130/80㎜Hg 미만으로 조정된다. 


미국보다는 유럽 및 일본과 같은 길을 선택한 것이다. 또 환자의 복약순응도 개선을 위해 고혈압 단일복합제 사용이 권고됐다.


13일 이은미 진료지침 위원(원광대 의대)은 대한고혈압학회 제56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판’을 발표했다. 2018년 개정된 후 4년만에 변경된 것이다.


올해 개정안에 따르면 목표 혈압이 동반질환·합병증 유무에 따라 부분적으로 강화됐고, 고혈압 복합제와 아스피린 사용 관련 약제 지침도 수정, 보완했다. 


먼저,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의 경우 기존과 같은 목표 혈압이 적용된다. 하지만 무증상 장기손상·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3개 이상 가진 고위험도 고혈압에선 130/80㎜Hg 미만으로 낮춰졌다.


무증상장기손상 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1개 이상 동반된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도 강화된 새 기준을 목표 혈압으로 삼도록 권고된다.


합병증이 동반된 고혈압의 경우 관상동맥질환·말초혈관질환·복부대동맥류·심부전·좌심실비대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이 함께 있으면 목표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낮게 유지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알부민뇨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열공성 뇌경색을 동반한 경우에도 목표 혈압을 130/80㎜Hg 미만으로 낮춰진다.


이은미 위원은 “고혈압을 정의하는 기준이 미국과 한국이 다르다”며 “미국은 이미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위험인자가 10% 이상인 경우를 고혈압으로 보고, 한국은 약물치료 효과가 검증된 숫자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호 학술이사(한양대병원)도 “‘혈압이 높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를 어떻게 치료하면 유의미한 효과를 볼 수 있는가’는 다른 질문”이라며 “지금까지 연구에선 혈압이 140㎜Hg 정도는 올라야 약물치료 효과가 있지, 130㎜Hg 수준에선 효과를 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약제 관련 가이드라인도 눈에 띈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단일제형 복합제 사용이 권고됐다. 


이은미 위원은 “고혈압 약제 투여 횟수를 줄이면 약제의 순응도가 좋아지기 때문에 저항성고혈압이나 아침고혈압, 약물 조정 중인 환자 등을 제외하면 하루 한 번  투약 및 복합제 투여를 권고한다”며 “고혈압 치료에 있어서 치료 지속성 개선은 향후 고혈압 관리 지표 재선을 위해 중요한 과제이기에 권고 등급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고령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을 고위험군에 국한할 것을 새로 권고했다. 70세 이상의 심혈관질환이 없는 중저위험도 고혈압 환자들은 일차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시작하지 않는다.


단, 이미 아스피린을 사용 중인 환자가 연령이 증가해 고령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아스피린을 중단할 때는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임상의가 판단해 결정하도록 한다.


김영권 진료지침제정위원장(동국의대)은 “이 이슈는 진료지침 개정 과정에서 논의가 많이 이뤄졌다”며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출혈 위험과 관련해 부작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혈압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스피린 사용의 이익이 명확한 고위험군 환자에서 주로 사용하고 나머지 중저위험군에선 가급적 쓰지 않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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