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정부의 치매 정책 방향 논의에 중요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치매환자 지역사회관리율 및 정책 제안지표’가 의학 학술단체에서 제시됐다.
대한치매학회(이사장 박건우) 빅데이터 연구팀은 ‘Five-Year Community Management Rate for Dementia Patients: A Proposed Indicator for Dementia Policies)’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클리니컬 뉴롤로지’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사전 연구과정에서 논의됐다. 중앙치매센터와 협력,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 협조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가 활용됐다.
학회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가 바탕이 돼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의 성과 지표에도 지역사회 치매 관리비율이 포함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치매 환자가 진단을 받는 초기 개인 및 친인척, 주간보호센터 등의 지역사회에서 약물 치료와 인지중재치료 등의 관리를 받는다.
이후 증상이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생기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 또는 입소하게 된다. 치매 환자가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다가 요양시설에 입소할 경우 급격하게 관리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치매 정책의 방향성은 치매 환자들의 지역사회 거주 지원 방안 마련에 많은 관심과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선 2002년도부터 2018년도까지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통해 매년 새로 등록된 치매 상병자수를 파악했다.
치매 진단 시점에서부터 지역 사회에서 치매 관리를 받는 기간을 조사했다. 분석 대상은 54만9297명이었다.
환자가 사망하거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3개월 이상 입원 또는 입소하는 경우를 지역사회 치매 환자 관리 종료 시점으로 계산, 5년간 지역 사회에서 관리되고 있는 치매 환자 비율을 살폈다.
2003년부터 새로 치매 진단을 받은 이들을 15년 추적 관찰한 결과, 평균 지역사회 관리 기간은 5.98년이었다.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치매 관리를 받고 있는 비율은 소득이 적은 경우,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 기저 질환이 많은 경우 뚜렷하게 낮아지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대한치매학회 빅데이터 연구팀의 최호진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는 “2008년 제 1차 치매관리 종합계획이 발표된 이후 치매국가책임제와 지난해 발표된 제4차 치매관리종합계획에 이르기까지 10년이상 치매 정책이 집행돼 왔지만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지표는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연구는 공공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정책의 성과 분석과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권혁성 교수(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는 “정책연구 관련 분야에서 공공 빅데이터 자료 활용을 위해 전문가그룹과 공공기관이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향후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