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응급의료시스템' 구축 모색'
최성혁 대한응급의료학회 이사장 '불특정 발생 재난 사태 대비, 별도 대응 방안 도입 검토'
2022.04.28 05: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사태 중 의료인프라가 한계에 도달했을 당시, 수용할 응급실을 찾지 못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의 이야기가 연달아 전해졌다.
 
어떤 산모는 구급차에서 출산을 하기도 했으며 한 고령의 코로나19 환자는 응급실로 이송되기 전에 사망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일들이 알려지면서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높아졌다.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최성혁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고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사진]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사태에 대비해 학회는 별도 재난대응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의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응급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고 강조했다.

"소방청과 긴밀히 협력, 응급의료 통합정보시스템 마련 구상"
 
최 이사장은 먼저 “현재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응급의료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관리하는 통합정보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특히 소방청과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환자가 집에서부터 병원까지 이송되는 전 과정에 대한 체계’를 제대로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이 같은 과정에선 직역별 업무범위에 대한 세밀한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이사장은 “현재 학회에서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향후 해외 사례도 적극적으로 참고해 현실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 이를 유관기관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최 이사장은 “다행히 최근 IT기술을 응급의료에 접목시키는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관련해 시범사업도 이뤄지고 있는 등 응급의료체계의 발전에 대한 전향적인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할 만한 사업으로는 ‘인공지능(AI) 구급차’가 있다. 이 사업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이동통신 등의 ICT 기술을 도입한 것 외에도, 응급의료 과정에 관여하는 각 기관의 연계시스템이 구성됐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소방청, 그리고 응급의료센터와 복지부로 이원화된 환자 이송체계를 일원화하는 시스템이 시도된 것이다. 
 
최 이사장은 “최근의 혁신적인 IT기술들은 응급의료체계 발전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응급의료의 전문가 단체인 학회의 의견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피로도 누적 심각,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한편, 최 이사장은 전공의 수련환경과 체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성상 고된 업무를 하는 응급실에선 중도 이탈하는 전공의들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학회 수련위원회나 각 수련병원의 노력으로 예전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하지만 더 나은 환경이나 체계를 만들 여지가 있는 한,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고민은 비단 응급의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학회 사례를 데이터 기반으로 분석, 참고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수련에 대한 논의는 ‘탑 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바텀 업(bottom-up)‘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막 임기를 시작한 최 이사장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전 집행부의 회무를 잘 이어받아서 수련과 교육, 연구개발 각 분야에서 전문가 단체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응급의학 일꾼으로 선출된 만큼 모든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2022년 대한응급의료학회 춘계학술대회는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노인과 소아 응급의학 분야가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 밖에도 응급의료와 관련해 이슈화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및 미래 응급의료의 방향을 논하는 자리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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