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시경 검사 및 시술에 쓰이는 포셉과 스네어 등 내시경하 시술용 재료 수가인하 검토에 나선 데 대해 의료계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대한위장내시경학회는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1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박근태 이사장은 "최근 심평원이 내시경 검사 및 시술에 많이 사용되는 내시경하 시술용 재료 정액 수가 인하 검토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내 내시경 검사 및 시술 수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낮지만 현 제도 안에서 내시경 수가 인상 방법이 없어 내시경 치료재료에 대해선 정액제 수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심평원은 단순히 실거래가 조사 후 말도 안 되게 수가를 낮추려고 한다. 질 낮은 제품이 생산, 유통되면 이로 인한 부정확한 진단 및 검사, 시술로 의료 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심평원 검토안을 보면 일회용 생검용 포셉 수가는 62%, 절제용 스네어는 61% 인하한다. 일회용 재료와 다회용 재료 수가를 이원화하고, 다회용 재료 수가를 일회용 재료보다 낮게 책정했다.
박 이사장은 "다회용 재료 사용 시 소득 등 재처리 과정에 비용이 들지만 수가로 인정이 안 된다"며 "다회용 재료는 의료 폐기물 감량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익이 돼 수가 인하에 반대한다"고 꼬집었다.
"내시경 검진으로 위암, 대장암 등 암환자에서 수술적 치료가 많이 줄었다. 내시경으로 조기에 발견해장기 손상 없는 완치가 가능해지고 의료비 부담도 줄어든 만큼 이번 검토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학회는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의료비 상승으로 보험심사 및 실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을 위해 의학적 근거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장응기 회장은 "의학적 근거를 갖추고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학회지 발간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최신지견 및 증례를 공유하고, 내시경 관련 의료정책 개선을 위한 자료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 20주년 기념 상부위장관 증례집 발간…"내시경학 전문학회 성장 발전"
한편, 2003년 2월 창립된 위대장내시경학회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8000여명의 온라인 회원, 5100명 이상의 정회원을 보유하며 위장과 내시경학 분야의 전문학회로 발전하고 있다.
개원의, 봉직의로 구성돼 있으며 수련과목에 차별을 두지 않고 있다.
20년간 40차례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학술 지식 전달은 물론 실습교육을 받는 핸즈온 코스까지 만들어 운영 중이다.
장 회장은 "올해 학회는 20주년을 기념해 상부위장관 증례집을 발간했다"며 "이번 증례집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질환들을 위주로 회원들이 모아준 증례들을 모아 작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상의들이 진료와 검사를 수행하면서 쉽게 찾아보고 참고할 수 있는 증례집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며 "이번 경험을 토대로 추후 하부위장관 질환에 대한 증례집 발간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학회는 앞으로도 학술대회 개최를 통해 회원들의 지식 향상, 전국 각 지회 주최 집담회 등 회원 권익 향상과 의료 정책의 불합리한 점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며 국민 건강 증진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