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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발두통' 진단 지연 다반사···청소년 정신건강 위협
동탄성심병원 조수진 교수팀, 환자 445명 분석 결과 국제학술지 게재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군발두통 발병 후 진단까지 평균 5.7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팀은 오는 21일 ‘군발두통 인식의 날’을 맞아 이 같은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군발두통은 아주 센 두통이 한쪽 머리에만 찾아오는 질환이다. 두통은 15분에서 3시간까지 지속되기도 하며 하루 8번까지 발생한다. 진단 지연기간이 늘어나면 정신과적 동반질환 발병률 역시 높아져 유의해야 한다.
연구팀은 2016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5개 대학병원을 찾은 군발두통 환자 445명을 분석했다.
진단지연 기간에 따라 전체 환자를 3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1그룹(발병 후 1년 내 진단)엔 135명, 2그룹(1~6년 내 진단) 148명, 3그룹(7년 이후 진단) 162명이 속했다.
분석 결과 군발두통 발병 후 진단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5.7년이었다. 전체 환자 중 69%가 1년 이상, 36%가 7년 이상 진단이 지연됐다.
특히 젊은 군발두통 환자 진단지연이 심각했다. 청소년기(19세 이하)에 처음 군발두통이 나타난 환자 가운데 90% 넘게 1년 이상 진단이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7년 이상 진단이 지연된 3그룹의 연령별 비율은 20세 미만이 60%를 차지하는 반면 40세가 넘는 환자는 9%에 불과했다. 진단 지연기간이 늘어날수록 환자들의 정서적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년 내 조기진단을 받은 환자군을 제외하고 3그룹에서 불안 및 우울 등 정신과적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의 비율이 점차 증가했다. 자살충동과 두통영향지표(HIT-6)는 진단지연이 길어질수록 삶의 질을 떨어뜨렸다.
조수진 교수는 “청소년 군발두통 환자들의 진단 지연이 심각한 것은 편두통으로 오진되기 쉽고, 어린 나이에 본인의 두통을 제대로 호소하지 못하거나, 학업스트레스 등으로 오인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가 아픈 아이들이 적지 않고, 군발두통 외에도 편두통 등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군발두통 진단이 늦어질수록 정신과적 동반질환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는 뇌에서 통증을 처리하는 부위와 우울증 처리 부위가 공유하는 신경생물학 및 해부학적 위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프론티어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