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오는 12월 예정된 여성생식기 초음파 급여화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남성생식기 대비 수가 자체가 워낙 낮게 책정됐고 세분화도 안된 상황이라 가뜩이나 열악한 산부인과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13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지난 6일 열린 구(舊) 산부인과의사회에서 급여화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왔는데 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날 김동석 회장[사진]은 “얼마 전 열린 舊 산부인과의사회 학술대회에서 여성생식기 초음파를 환영한다는 입장이 나온 것으로 아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8만3000원 수준의 수가는 산부인과를 죽이는 행위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이어 “구 산부인과의사회 측은 관행수가보다 높아져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 관행수가를 보면 안 된다. 관행수가가 이 모양이니 폐업률이 늘어나고 기피과로 전락한 것이다. 수가를 따지려면 OCED 수준으로 목표를 잡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여성생식기 초음파는 경직장, 경질, 경복부, 경회음부 수가가 8만3130원으로 동일하다. 자궁체부 및 경부, 내막, 난소, 난관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 구성인데 세분화된 항목이 없다는 진단이다.
반면 남성생식기 초음파는 ▲전립선, 정낭(경직장) 9만6465원 ▲전립선, 정낭(경복부) 5만1404원 ▲음경 7만527원 ▲음낭 7만527원 등으로 구성됐다. 총 23만 7519원의 수가가 존재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남성생식기와 여성생식기 초음파 수가 차이가 크다. 왜 남성은 23만원이고 여성은 8만원 수준이어야 하는가. 수가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산부인과학회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올해 말까지 부인과 초음파 급여화를 추진하려는 계획인데 문제점이 너무 많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태이므로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직선제 산부인과의학회 측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급여화 추진 반대의견을 공식적으로 언급했고 일련의 논의과정에서 개선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산부인과학회에도 우리 의견을 말했고 같은 방향성을 그리기로 합의했다. 구 산부인과의사회가 옹호론을 펼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대로 급여화 추진이 되면 산부인과는 점점 더 수렁 속으로 빠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의 계획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부는 8만3130원 보다 더 낮게 수가를 책정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1인 시위 등 적극적인 반대 의견을 피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 화두로 예상됐던 산부인과의사회 통합 건에 대한 부분은 급여화 논란에 밀려 비중있게 다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통합 필요성이 강조됐으며 최대집 의협 회장의 자질론에 대한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학회에 참석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의협회장이 산부인과의사회를 통합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의협이 검증하는 형태로 통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