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진행 단계 '판정 패러다임' 변화 예고
삼성서울병원 김희철·이우용 교수팀, 임파선 반영 '새 병기체계 계측법' 제시
2022.02.18 05:17 댓글쓰기
<左 김희철 교수, 右 이우용 교수>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보다 정확한 대장암 진행단계를 측정하는 계측법이 제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 병기(病期) 체계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보완한 개념인 만큼 향후 대장암은 물론 다른 고형암 진단체계에도 의미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김희철‧이우용 교수팀은 최근 대장암의 종양침착(TD, Tumor Deposit) 갯수를 임파선 병기에 함께 반영하는 새로운 병기체계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2446명의 조직검사 결과와 예후 자료를 분석해 대장암 종양침착의 예후적 가치를 발굴해냈다.
 
지금까지 대장암을 비롯한 대부분의 고형암은 미국암연합회(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 AJCC)에서 발간하는 ‘암 병기설정 매뉴얼’에 기반해 진행단계를 판단했다.
 
해당 매뉴얼은 암 병기 및 최종 결과 보고를 포함한 암 분류 시스템을 공식화하는 AJCC가 발간하는 만큼 절대적 권위를 자랑한다.
 
실제 전세계 종양학자, 병리의사, 영상의학자, 통계학자 등 암 분야에 종사하는 의료인들이 이용하는 표준 참고서로 통한다.
 
하지만 AJCC 병기 결정 매뉴얼에는 결절 음성 환자에 대한 종양침착만 포함되고 그 수는 고려되지 않는 한계가 존재했다.
 
대장암 역시 종양침착의 존재가 불량한 예후와 관련돼 있음은 기존에 알려져 있었으나 종양침착의 예후적 가치가 병기 체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임파선 개수과 종양침착 갯수 총합을 기반으로 병기를 설정했다. 
 
연구팀은 종양침착(TD) 수에 따라 그룹을 나누고 무병 생존기간과 전체 생존기간을 비교했다. 그 결과, 26.9%가 종양침착을 보였고, 이 중 76%는 양성 림프절이 동시에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종양침착 수는 물론 임파선 수까지 고려해서 대장암 진행단계를 결정하는 게 더 정확하고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러한 새로운 병기체계는 암환자의 수술 예후 정확도를 개선하고, 3기 환자 중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환자군 선별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해당 환자군을 ‘N3 stage’로 명명했다.
 
김희철 교수는 “종양침착은 물론 임파선 수를 반영하면 보다 정확한 병기를 판단할 수 있다”며 “새로운 병기체계는 무진행생존 예측 가능성도 더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새로운 대장암 병기체계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는 미국암연합회의 ‘암 병기설정 매뉴얼 8판’이 임상현장에서 사용 중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개정을 앞두고 있는 9판에 반영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지인 ‘Annals of Surgery’(Impact Factor : 12.94)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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