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뇌(腦)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종설이 제시돼 학계의 관심을 모은다. 향후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팀은 최근 뇌 노화과정 기전 연구를 통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WAM)를 이용한 백질 노화 역전 가능성을 제시한 종설 논문을 발표했다.
기존 노화된 뇌의 회춘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신경세포 사멸이 주된 기전인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회백질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정상 뇌 노화과정에서 축삭의 손상이 나타나는 백질 및 소세포의 역할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 속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를 말한다. 그 중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는 백질에 존재하는 수초 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세포의 분포가 늘어나는데, 동시에 백질 안의 수초 찌꺼기 또한 많아진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의 포식 기능이 저하되어 찌꺼기를 분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뇌 백질 손상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 노화와 백질 손상에 대한 고찰을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한 기전 연구결과에 주목했다.
미세아교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되는 CSF1R(군단 자극 인자 1 수용체)를 노령 쥐에 사용한 결과 인지 기능과 시냅스 기능이 어린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초기화시키거나 자체의 기능을 호전시켜 백질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뇌의 백질 노화에 대한 이 가설은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MMSE(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점수와 백질의 부피의 ‘나이에 따른 변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전에 미국에서 약 1만8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지 기능 검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MMSE 점수 감소는 40대 초에 시작하여 80대 후반에 24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뇌의 부피를 측정한 기존 연구들에서 백질 부피는 U자형 패턴을 보이며 인지 기능과 마찬가지로 중년 이후에 감소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가설은 백질 연관 미세아교세포를 재생시킨다면 뇌 노화를 역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묵인희 교수(국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장)는 “이번 연구는 백질의 노화에 초점을 맞춰 뇌 노화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종설 논문은 글로벌 학술 출판사인 ELSEVIER의 ‘Ageing Research Review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