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의학회 '비정신과 SSRI 규정 완화 반대'
“처방 제한→자살률 상승은 잘못된 논리, 우울증 적절 치료기회 박탈”
2021.12.02 10:0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항우울제의 처방 제한 규정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그간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던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처방 제한 규정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SSRI 처방 제한과 국내 높은 자살률은 상관이 없을 뿐더러, 처방 제한을 풀면 우울증 환자들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져 오히려 자살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만 SSRI 항우울제를 60일 이상 처방할 수 있고, 신경과·가정의학과 등 타과의 경우 그 일수가 60일로 제한된다. 이후에는 정신건강의학과로 환자를 전원해야 한다. 
 
이에 신경과학회 등은 “OECD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쓴 우리나라는 SSRI 처방 제한 규정 때문에 우울증 치료가 어렵다”며 “처방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 중이다.
 
신경정신의학회 측은 해당 논리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학회 측은 “SSRI 처방일수 제한과 높은 자살률은 인과관계로 볼 수 없다”며 “SSRI만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타 약물 선택지 및 전문의의 판단 등이 모두 배제된 비약적 논리며, 결론부터 세워둔 잘못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또 “그 논리대로라면 SSRI 처방률은 늘었는데 자살률도 상승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당초 SSRI 처방일수 제한을 둔 이유는 당시 약가가 현재보다 비싸기도 했고,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정신건강의학과로 전원토록 타과의 협조를 꾀하기 위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非)정신건강의학과에서 SSRI를 장기적으로 처방하게 해달라는 주장은 결국 우울증 환자를 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하겠다는 주장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학회 측은 타과에서 SSRI 처방 제한 규정이 없어지면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 경고했다.  
 
학회 측은 “타과에서 적절한 우울증 진료를 시행하려 하지 않고 단순히 SSRI만 처방하려 할 수 있다”며 “정신건강의학과로 환자를 전원하지도 않을 것이고, 이는 결국 환자들의 적절한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정신질환자들이 늘면 오히려 자살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약제 선택은 전문의가 판단해야 안전, 우울증 적정평가 바탕 내년초 재논의 예정”  
 
신경과학회 등은 정신의료기관이 없거나 적은 의료취약지역의 노인 우울증 및 노인 자살률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비교적 접근이 쉬운 내과·가정의학과 등에서 장기적으로 노인 우울증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SSRI 처방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인데, 신경정신의학회는 이에 대해서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회 측은 “하물며 젊은 환자의 약제 선택도 신중히 하는데, 노인환자의 경우 복용하고 있는 양이 많아 약물 간 상호작용 등을 고려해야 해 약제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며 “전문의 외에는 신중한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금년 국정감사장에까지 소환될 정도로 SSRI 관련 논의가 들끓고 있지만 학회 측은 ‘원칙’을 세워두고 차분히 대응하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학회 측은 “우울증 적정평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재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당사자인 우리 학회에서 논의를 서두를 이유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댓글 2
답변 글쓰기
0 / 2000
  • 망월동 12.02 16:03
    여하간 정신과 애들, 적정성 검사다 모다 정말 너무한다. 정치질을 어찌 잘하면 공무원들 삶아서 말이다. 치매 환자를 무조건 MRI찍게하고 지네들 MRI도 못 보면서, 처방은 내고 싶어서... 에이
  • 민초 12.02 14:52
    정신과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약물 처방을 금하라.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