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점막 100배 확대 관찰, 위암 등 조기진단 가능'
조준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 내시경 이용 논문 세계소화기학 저널 게재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소화기 내시경 검사 중 위(胃) 점막을 100배까지 확대 관찰해서 헬리코박터 감염 상태와 위암 발생 고위험 병변에 속하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을 실시간으로 진단하는 연구 결과가 국내 발표됐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조준형 소화기병센터 교수가 SCI 저널인 세계소화기학회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 2021년 5월호에 ‘헬리코박터 위염 및 위 전암성 병변 진단을 위한 일반 내시경과 확대-협대역 내시경 비교 연구’를 게재했다"고 7일 밝혔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편모를 가지고 위 점막 표면에 부착해 서식하는 나선형 모양 세균으로, 소아청소년기에 구강을 통해 감염되는 사례가 많으며 한국인의 절반 정도 감염된 것으로 보고됐다.
조 교수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확대-협대역 내시경을 활용해서 헬리코박터 감염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그 정확도가 96.1%였다. 중등도 이상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진단에서도 민감도가 95% 이상으로 보고됐다.
확대내시경 소견은 위암 위험도에 따라 정상적인 위 체부의 집합 세정맥 관찰이 소실된 경우 3가지 비정상적인 형태로 분류됐다.
1형은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부종으로 위샘 구멍이 확장된 경우다. 2형은 확장된 위샘 구멍이 근처 영역과 융합해 선형으로 과다하게 변형되고, 3형은 지속적인 염증으로 인해 점막 표면이 대부분 파괴돼 코일 모양의 혈관까지 불규칙적으로 노출된 상태다.
특히 2, 3형의 경우에는 1형과 비교해서 중등도 이상 위축성 위염은 8.7배, 혈청 펩시노겐 비율 3이하 위산 분비 저하 상태는 5.7배로 높았다. 이처럼 내시경 소견으로도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등을 진단할 수 있어, 위암 발생 위험도의 실시간 평가가 앞으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에서도 내시경 위암 검진이 활성화되면서 해당 학회에서는 결과 보고서에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병변을 촬영해 기록을 남기고 그 등급을 내시경 의사가 기술토록 권고했다.
조준형 교수는 “국가암진단 사업으로 위 내시경 검사가 만 40세 이상 성인에서 2년마다 시행되면서 암 사망률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경우에는 조기 위암이나 선종을 진단받아 내시경 절제술을 받는 경우에도 90% 이상에서 위 절제술 없이 완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코박터 감염과 관련된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 환자에서는 위암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2년보다 짧은 간격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다만 확대-협대역 내시경과 같은 첨단 영상 기술을 잘 활용해서 위 전암 병변을 정확히 진단해야 위암 고위험군을 올바르게 선별하고 환자에게 향후 검사 주기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 검사실에서 내시경 의사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