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를 필두로 한 순환계용의약품이 가장 많은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들이 다양한 조합의 고혈압 복합제 개발에 사투를 벌인 결과다.
6일 식약처의 '2020년 의약품 품목허가 현황'에 따르면 신규 허가·신고 완제의약품 총 3110개 가운데 순환계용약이 581개(18.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치매약 등 신경계용의약품(554개, 17.8%) 2위를 기록했으며 위궤양치료제 등 소화기관의약품(425개, 13.7%), 당뇨약 등 대사성의약품(377개, 12.1%) 순으로 품목 허가가 많았다.
순환계용약은 혈압강하제, 혈관보강제, 동맥경화용제, 기타 순환계용약(고혈압 복합제) 등이 포함된다. 이 약효군은 2년 연속 품목허가 상위 5개 품목에 올랐다.
구체적으로 보면 작년에는 기타 순환계용약이 240개 허가를 받았고, 이어 동맥경화용제 187개 품목, 혈압강하제 139개 품목 순으로 나타났다. 혈압강하제는 2019년 482건이 허가돼 단일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순환계용약은 대부분 새로운 조성 의약품으로 허가됐다. 새로운 조성의 고혈압 복합제 175품목(96.2%) 중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는 98품목(53.4%), 로수바스타틴 함유 복합제는 80품목(44%)을 차지했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제는 74품목(40.7%)이었는데, 모두 로수바스타틴을 포함했다. 실제로 지난해 새로운 조성의 자료제출의약품 가운데 4/5 이상이 로수바스타틴 함유 복합제였다.
고혈압 복합제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한미약품, 보령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새로운 고혈압 복합제 개발에 성공하며 허가를 획득했다.
작년 매출 1165억원을 달성한 한미약품의 아모잘탄 패밀리는 4제 복합제 '아모잘탄엑스큐정(로사르탄+에제티미브+로수바스타틴+암로티핀)을 추가했다. 국내 최초 고혈압 4제 복합제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보령제약도 지난해 카나브패밀리에 '아카브정'(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을 장착했다. 아카브정은 영업 및 마케팅은 보령제약이, 유통은 대원제약이 담당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 역시 '올로맥스정'(로수바스타틴+암로디핀+올메사르탄)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다. 고혈압 3제 복합제 '올로맥스'는 올해 1분기 16억원대 처방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배 성장했다.
로수바스타틴을 함유 복합제에는 '로수바스타틴+텔미사르탄', '로수바스타틴+에제미티브' 결합 제품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단, 로수바스타틴+에제미티브 복합제는 동맥경화용제로 분류된다.
로수바스타틴+텔미사르탄 조합에는 △동화약품 '텔사탄알정' △대화제약 '텔로스틴정' △명문제약 '텔미로브정' △한국유니온제약 '텔로우정' △이연제약 '미살탄스타정' 등이 새로 허가받았다.
'로수바스타틴+에제미티브' 복합제 허가 품목은 △종근당 '리피로우젯정' △유유제약 '유로바젯정' △광동제약 '로제케이정' △대웅바이오 '로에제정', △환인제약 '콤비로제정' △동구바이오제약 '로바이지정' 등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조합의 2제, 3제, 4제 복합제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에도 순환계용약 신규 품목 허가 건수가 더 늘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노령환자 중 고혈압은 물론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 동반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국내 제약사들의 고혈압 복합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복약 편의성이 높아 환자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