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독성물질 '과불화합물', 콩팥 건강 악영향'
서울성모병원 문진영 전공의, 과불화합물과 신장기능 인과관계 통계적 추론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독성이슈 물질인 '과불화합물(PFAS, Perfluoroalkyl substances)'이 신장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13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직업환경의학과 문진영 전공의(단독저자)가 국제적 독성이슈 물질인 과불화합물(PFAS, Perfluoroalkyl substances)과 신장기능 지표인 사구체여과율(eGFR)의 인과관계를 검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과불화합물은 영원히 분해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고분자 화학물질로 ‘forever chemical’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가까이는 주방용품에 사용하는 테플론부터 테이크아웃 커피잔의 코팅제, 식품 포장 등 온갖 소비재의 제조에 쓰이는 기반 물질이며, 현재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생태계에서 전혀 분해가 되지 않는 고분자 상태로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과학자들의 감축 논의가 이어져 왔다.
문진영 전공의는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자료(2003~2018년)를 활용해 다변량 선형 회귀 모형, 일반화 가법 모형, 회귀-불연속 모형 등을 적용했다.
연구 결과, 과불화합물의 혈중농도(ng/mL)에 자연로그를 취한 값이 1ng/mL 증가할 때마다 사구체여과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불화합물의 혈중농도와 신기능 손상 사이 인과 추론에 추가적인 교란변수 보정은 필요치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즉, 과불화합물 혈중 농도가 신장 기능 손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진영 전공의는 “이번 연구는 과불화합물의 신장기능 손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과불화합물이 우리 소비재에 널리 쓰이는 물질인 만큼 완전 퇴출은 어렵겠지만, 점차 저분자량의 안전한 과불화합물로 대체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새로운 화학물질이 사회에 도입되면 건강에 대한 영향이 검증되기 전까지 무방비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며 “최소한의 안전검사를 통과했더라도 10~20년 정도 추가적인 통시적 관찰을 통해 건강 영향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nvironmental Pollution’(IF 8.071) 11월호에 게재 확정됐으며 온라인판에는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