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서울시 보라매병원 연구진이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조갑진균증(손발톱진균증) 유병률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손발톱무좀으로 더욱 잘 알려진 조갑진균증은 손발톱 주변에 피부 사상균이나 효모와 같은 진균이 전염돼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많이 생기고 손톱보다 발톱에서 더 자주 나타나며, 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특히 발병률이 높다.
단순한 무좀이라 생각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당뇨병 또는 면역결핍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타인에게 전염될 수 있어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보라매병원 피부과 조소연 교수, 정형외과 강승백 교수팀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 520명을 바탕으로 조갑진균증 유병률을 분석하고, 두 질환의 중증도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9.2%에서 조갑진균증이 진단됐다. 이는 일반적인 조갑진균증 유병률인 4.3%보다 14배 높고, 60세 이상 유병률인 20.7%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연구진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가 정상인보다 조갑진균증 발병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슬관절 골관절염 진단 척도인 ‘켈그렌-로렌스 분류법’을 기반으로 무릎 골관절염 중증도를 분류해 조갑진균증 중증도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둘 사이 연관성이 밝혀졌다.
무릎 골관절염 중증도가 낮은 그룹의 ‘조갑진균증 중증도 지수(SCIO)’는 평균 12.3인데 비해 중증도가 높은 그룹의 SCIO는 평균 16.3으로 30%가량 차이를 보였다.
즉, 무릎 골관절염 중증도가 높은 환자일수록 조갑진균증 발병과 악화 위험도 함께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소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무릎 골관절염을 가진 환자는 조갑진균증 발병 위험이 높고, 두 질환의 중증도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어 “무좀으로 사소하게 여겨지는 조갑진균증은 노인에게 막대한 의료부담을 줄 수 있다”며 “무릎 골관절염이 있는 고령자는 손발톱 관리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피부과학회지인 ‘액타 더마토베네리올로지카(Acta Derm Venereol )’에 지난 8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