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체계 변화 예고, 전문가 자유로운 소통 창구 마련”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백신 오접종, 전문가 정책부족 참여서 초래”
2021.09.13 11: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정부가 오는 11월 국민 70%의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최근 중소병원과 대학병원에서 연달아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투여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민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역당국은 11월 ‘위드코로나’ 개념을 정립하고 방역체계 손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시행되는 엄격한 거리두기 수칙 완화가 점쳐지면서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련의 백신 오접종 사고 및 방역전략 전환에 대해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사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 부회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현재 질병관리청이 배포한 백신 접종 지침서에는 유효기간을 잘 확인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그럼에도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투여하는 사고가 다수 발생했는데, 이는 백신 보관 과정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 부회장은 이어 “의사들 중에서도 백신접종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는 진료과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과도 있다. 백신 보관, 관리, 접종 프로세스에 대해서 기존에 잘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의사와 간호인력 몇몇이 근무하는 소규모 병의원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백신보관과 관리법에 대해 정부가 각별히 당부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초 이러한 부분을 건의했지만 목소리가 적극 반영되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마 부회장은 “몇몇 백신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백신접종이 시작되기 전 세밀한 주의사항에 대해 우려했고, 결국 오접종 사고가 발생했다.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정부는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종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각 세부분야 전문가들이 적합하게 등용됐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문가 조언이 자유롭게 반영될 수 있는 소통창구 마련을 제안했다.
 
마 부회장은 “사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각 학회 등 의학계 유관단체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방방송’을 자제하도록 주의했다. 하지만 사태가 다변화되면서 세밀한 부분에 전문적인 조언이 필요해졌다. 전문가들이 손쉽게 정부에 건의할 수 있는 별도 ‘핫라인’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계속해서 백신 오접종 사고의 방지와 관련, 마 부회장은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주의사항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 홈페이지’를 별도 신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 등이 정부 지침과 주의사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현재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를 개편할 필요성이 느껴진다”며 “일반 접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다른 만큼 원활한 정보전달을 위해선 분리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백신수급 전략과 관련해선 “모더나의 경우 공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 수급 계획을 잡으면 안 된다. 국내 백신의 경우 올해 3상이 마무리되는 회사의 제품한 가용 물량으로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신 오접종 사고는 교육부족 탓, 질병청 전문가 페이지 개편 필요”
새로운 개념 ‘한국식 위드코로나’, 앞선 해외사례 참고해야”
 
마 부회장은 정부가 11월 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위드코로나’ 방역전략에 대해 “아직까지 기준과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비슷한 전략을 도입한 해외 사례를 참고하는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위드코로나’ 방역기조를 채택한 대표적인 곳은 싱가포르다. 앞서 지난 7월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전제로 하고 새로운 방역지침을 제시했다. 정부차원의 신규확진자 집계, 감염자 추적 등 방역조치를 폐기하고 여행 및 사적모임에 대한 제한을 풀었다.
 
이 밖에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과 미국, 이스라엘, 덴마크와 호주, 태국 등도 거리두기나 입국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일상화를 살펴보고 있다.

마 부회장은 “우리나라 상황과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해서 반영한 ‘한국식 위드코로나’를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거리두기 정책에 대한 제안으로는 “실내와 실외를 구별하고 영업장도 오픈된 곳과 그렇지 않는 곳은 구별해야 하며, 환기, 에어콘 사용, 영업장 상주시간 등을 고려한 새로운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마 부회장은 “거리두기 지침은 근거중심, 현장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보건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정부는 단계별 시나리오를 가지고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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