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에게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의식장애, 언어장애, 마비, 뇌전증발작 등의 급성신경계 증상은 조기에 발견,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급격히 진행되고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의료진이 응급 신경계 증상은 다양한 진료과 입원환자들에게 예고 없이 빈번히 발생되므로 모든 병원에서 급성신경계 증상 발현 환자에 대해 신속한 대처는 물론 체계적인 추적 관리도 중요한 것을 확인했다.
11일 서울아산병원 신경비상팀(NAT)으로 활동 중인 신경과 전상범 교수팀은 최근 급성신경계 증상이 발생한 입원환자들의 임상결과를 국내 처음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민안심 진료서비스 신규 모델 개발 지원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환자안전 저널(Journal of Patient Safety)’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7년 3월 21일부터 1년간 비신경계질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성인 환자 8만5507명 중 급성신경계 증상이 발생해 신경비상팀을 호출했던 591(0.7%)명의 임상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신경비상팀이 호출된 이유는 ▲뇌졸중 의심 37.6% ▲뇌전증발작 의심 28.6% ▲원인불명 의식저하 24% ▲신경계 기타 증상 9.8% 순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다.
또한 환자에게서 확인된 주요 임상징후로는 ▲의식 변화 51.4% ▲비자발적인 움직임 26.2% ▲사지위약 16.2% ▲언어장애 10.7%로 나타났다. 각종 검사를 통한 최종 진단 결과는 ▲대사뇌병증 45.5% ▲뇌졸중 21.2% ▲뇌전증발작 21%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원 중 신경계 응급상황이 발생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13.2배 더 높았으며, 해당 환자들을 추적관찰한 결과, 78%에서 후유장애가 동반됐다.
이번 연구는 신경계 응급상황이 발생한 입원환자들의 사망률, 장애 발생률, 초기증상, 치료경과, 최종진단 등 임상결과를 분석해 신경계 응급상황의 발생 빈도와 패턴, 예후를 평가하고 입원환자 안전관리 질(質)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를 처음으로 확보했다.
전상범 신경비상팀 교수는 “급성 신경계증상은 재발이 쉬워 체계적인 추적관리도 중요하다. 이번 임상결과를 통해 모든 병원에서 신경계 응급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병원 차원의 전략적인 시스템 관리 및 환자안전 관리체계가 한층 더 향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신경계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구성된 서울아산병원 신경비상팀은 2017년 3월 21일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신경과 전담교수 3명과 전문간호사 2명이 신경비상팀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신경비상팀 가동 이후 신경과 전문의 진료가 평균 8분 이내 이뤄지고 있다. 또한 혈액 검사, 뇌영상 검사 결과는 1시간 내 확인이 가능해졌다. 이밖에 뇌파 검사 및 실시간 판독까지 걸리는 시간이 678분에서 264분으로 대폭 감소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신경비상팀 역할은 응급상황 발생시 호출 당시에만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단기·장기 추적 진료로 이어져 신경계 응급상황에 대한 상시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병원이 안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