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병원을 떠났지만 지방에서 서울대병원을 찾는 이른바 '원정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 국립대병원은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서울대병원 지방환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 ▲2022년 26만4571명(48.9%) ▲2023년 27만1217명(49.5%) ▲2024년 6월 기준 18만5337명(49.3%) 등이었다.
진료비를 따져보면 서울대병원 전체 진료비 2조6136억원 중 지방환자 진료비는 절반 이상인 1조4538억원(55.6%)이었다.
2022년 5929억원에서 2023년 6127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6월까지 2481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 원정환자 비율은 경기도(23.4%)와 인천(3.9%)을 제외하고 충남(2.9%), 경북(2.5%), 강원(2.3%), 경남(2.0%) 순으로 높았다.
진료비 부담 역시 지방환자들이 더 높았다. 서울대병원을 찾은 서울 환자들은 1인당 평균 156만원의 진료비를 부담한 반면, 지방환자들은 201만원의 진료비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277만원, 경남 259만원, 전북 257만원, 울산 251만원 순으로 1인당 부담한 평균 진료비 액수가 컸고, 수도권과 그 이외 지역의 편차가 상당했다.
백승아 의원은 "지방환자들의 서울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지방국립대병원은 의료진 이탈로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이 10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공의 사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 2776명이 사직했고, 이 중 2669명(96.1%)의 사직서가 수리된 상태다.
그러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는 7명(서울대 5명, 강원대 1명, 전북대 1명)만이 지원했다.
특히 지방국립대병원은 단 2명만이 지원해 의료진 부족으로 병원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백 의원은 "서울대병원의 지방환자 증가 추세는 지방의료 불균형과 양극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라며 "윤석열 정부의 의대증원 졸속정책으로 지방 국립대병원 운영여건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민들의 보편적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건강권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다"면서 "정부는 지방 국립대병원을 비롯해 지방의료 인프라 확대를 위한 중장기 정책과 투자 계획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