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 불가 방침을 재천명한 가운데 향후 수련체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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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허 취득 후에도 대부분이 수련과정을 거치는 국내 의사 양성 시스템을 감안하면 의사국시 집단 미응시에 따른 파장이 상당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사국시 신청 마감시한인 지난 6일 자정까지 접수된 응시자는 전체 대상자 3172명 중 446명에 그쳤다. 비율로는 14%에 불과한 수치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이번에 의사국시를 거부한 2726명의 의대생들이 의사면허를 취득할 기회를 잃게 된다는 얘기다.
해당 학생들이 구제를 받지 못할 경우 국내 의사 수련체계에 대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2021년 인턴 모집부터 꼬이게 된다. 전국 수련병원들이 매년 3000명 이상의 인턴 선발에 나서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500명도 안되는 지원자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이번 의사국시에 응시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졸업생들의 경우 원하는 수련기관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지만 역으로 병원들 입장에서는 인턴 확보 대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빅5 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극명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집단거부에 따른 의사인력 수급 차질은 기존 전공의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당장 현재 인턴들은 후배가 없어 업무 가중이 우려된다. 내년이면 레지던트 1년 차에 오르지만 인턴들이 수행해온 업무를 이들이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레지던트 2, 3, 4년차들에게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결국 정상적인 수련 시스템 운영이 어렵게 된다는 의미다.
이듬해 역시 문제다. 내년 인턴 인원이 500명 남짓일 경우 2022년 레지던트 선발도 꼬이게 된다. 레지던트 역시 인턴과 비슷한 정원이 책정돼 있어 정상적인 전형이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올해 의사국시에 응시한 446명이 원하는 수련병원에서 인턴을 마치고, 원하는 전공과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공의 기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지방 수련병원, 기피과목 등은 최악의 상황과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역으로 인턴 선발은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의사국시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이 1년 후 후배들과 함께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되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된다.
평소 의사면허 취득자가 3000명 남짓임을 감안하면 2022년에는 5000명 이상의 신규의사가 배출된다는 얘기다.
결국 3000명 정원의 인턴 자리를 놓고 5000명 이상의 새내기 의사들이 경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거부 사태는 국내 의사 수련체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