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오늘(14일) 개원가 및 전공의 등 범의료계 차원의 총파업이 강행되는 가운데 대한병원협회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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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동조하는 정영호 회장 등 집행부에 반감을 가진 임원 및 직역단체 이탈이 가속화 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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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한병원협회 회비수입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대학교병원들이 탈퇴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전국 병원들의 대표단체인 병협은 최대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중앙대의료원 김성덕 의료원장과 고려대의료원 김영훈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이화의료원 유경하 의료원장 등이 병협 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성덕 의료원장은 이번 정영호 집행부에서 상임고문단장을, 김영훈 의료원장과 김영모 의료원장은 부회장, 유경하 의료원장은 재무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의료계가 격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동일한 지향점을 설정한 병원협회 집행부 행보에 대한 반감으로 사임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협 홍보부위원장인 이태연 날개병원장(동대문구의사회장)도 14일 전국의사 총파업 등 의료계의 대정부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홍보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문제는 이들 외에도 향후 대학병원장들의 병협 임원 사퇴 표명이 이어질 분위기가 역력하다는 점이다.
이번 집행부 부회장 12명 중 7명, 상설위원장 12명 중 14명이 대학병원장들인 만큼 대학병원들의 반감을 고려하면 연쇄 사임계 제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병협 위기는 비단 임원들의 사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부 직능단체들을 중심으로 병원협회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13일 오후 2시 전국 병원장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했지만 참석인원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중앙대의료원 김성덕 의료원장이 이끌고 있는 전국사립대병원회는 내부 논의를 통해 회의 참석 보이콧을 결정했고, 대부분의 대학병원 원장들도 정영호 회장 부름에 응답하지 않았다.
전공의 등 총파업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을 하루 앞둔 이날 긴급회의에 참석한 대학병원장은 서울대병원 김연수 원장, 강원대병원 이승준 병원장, 은평성모병원 권순용 병원장, 중앙대병원 이한준 병원장 등 4명에 불과했다.
이 외에 중소병원에서는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과 혜민병원 김병관 원장, 성애병원 장석일 의료원장 등이 참석하는데 그쳤다.
참석자들은 의료계 정서에 반하는 병원협회 행보에 대한 우려 표명과 함께 작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병협의 중재 노력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안으로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1년 유예’ 방안도 제시됐다. 진료과목 불균형 및 지역편차 해소 노력을 기울인 후 정확한 추계 등을 통해 의사인력 확대 규모 등을 재산출하자는 제안이다.
작금의 상황이 원활하게 봉합되지 않을 경우 각 직역단체들의 병협 이탈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미 전국사립대병원회 김성덕 회장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 등도 내부적으로 상당한 동요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들 병원의 이탈이 가시화될 경우 병협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상수에 비례해 회비가 책정되는 구조상 대형병원들 이탈은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현재 대한병원협회의 전체 회비수입에서 대학병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하는 상황이다.
한 대학병원 원장은 “의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의사수 확대에 동조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보”라며 “회원병원들 의견을 간과한 결과”라고 일침했다.
이어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병원 원장이기에 앞서 의사 아니냐”며 “당장의 병원 운영이 아닌 의료 백년대계를 생각하면 이런 근시안적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