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강경 파업에 코로나19 재확산···총리 나선 정부
박능후 장관, 유보 입장 표명했지만 반발 초래···정세균 국무총리, 대전협·의협과 면담
2020.08.24 06: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료계가 23일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이하 범투위) 첫 회의를 개최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보인 가운데 결국 정세균 총리가 의료계와의 대화에 나섰다.
 
정세균 총리는 23일 밤 서울 정부청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대표단과 긴급 면담을 가졌다. 그간 의료계의 반대 목소리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정부가 일일 신규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다급히 대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는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의협대위원회, 시도의사회장단, 대한의학회, 전의교협, KAMC, 대한개원의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등으로 구성된 범투위 1차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범투위는 ▲8월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하는 전국의사 총파업에 전 직역 적극 참여 ▲2차 총파업 이후, 정부 태도변화 없을시 3차 총파업 결행 ▲대전협·의대협 단체행동 적극 지지·불이익 줄 시 13만 의사회원 즉각 무기한 총파업 돌입 등을 결의했다.
 
의약분업 당시에도 범의료계가 모여 대한의사협회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를 구성하고 대정부 투쟁을 벌인 바 있다. 20년 만에 다시 한번 의료계가 정부와 전면전에 나선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입장은 확고했다. 8월7일 전공의들의 1차 파업을 시작으로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의협 총파업 등이 이어졌지만 정부는 정책 철회만큼은 없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8월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의사들이 집단 파업에 들어갈 경우 방역과 확진자 치료 등에 큰 차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결국 22일에는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 완화시까지 정책 추진을 보류하겠다며 의료계의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의료계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의협과 대전협은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수도권 코로나19 상황 완화시까지 정책 추진 보류’ 제안에 대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며 파업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의료계는 이처럼 ‘정책 철회·전면 재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속적으로 정부측에 대화의 손길을 내밀어왔다. 이들 역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에는 정부와 인식을 같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으나 지난 19일에는 의협의 제의로 의협·대전협과 복지부의 만남이 성사되기도 했었다. 의협은 전공의들의 무기한 총파업이 전 연차로 확대된 23일에도 국무총리, 민주당, 통합당 등에게 재차 대화를 요청했다. 
 
대전협 역시 복지부와 협의체를 구성하는가 하면 여당 최고위원인 박주민 위원을 만나는 등 정부·여당과의 스킨십을 이어갔다.
 
하지만 의료계는 무작정 대화만 제의하지는 않았다.

의협이 정부와 여·야에 대화의 손길을 내민 이날, 의협을 비롯한 의사 단체들은 범투위 닻을 올리고 대정부 투쟁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전공의들은 복지부가 ‘코로나19 종식까지 정책 추진 전면 중단’이라는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21일부터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결국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을 느끼면서 의료계 쪽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밤 대전협 대표단과 긴급 면담을 가진 것이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향후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 진료 현장에 적극 참여를 약속했다. 상호 한발씩 물러서면서 극한 대립은 방지한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파업은 계속될 예정이어서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전공의들과의 만남에 이어 오늘(24일)은 의협 최대집 회장 등 집행부와도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