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특별취재팀/기획 5]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일부 국가에선 1만명이 넘는 사망자와 10%가 넘는 치명률이 보고되는 등 인명 피해, 경제손실, 사회붕괴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 가운데 대한민국은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개인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법치국가에서 어떻게 대규모 전염병과 싸워 이길 수 있는지 가늠자가 됐다는 평가다. 맞춤형 고강도 방역관리, 코로나19 확진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기기와 시스템,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대처와 협조는 이를 가능케 했다.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게 된 원동력을 데일리메디가 살펴봤다. [편집자주]
①감염 위험 원천봉쇄···슬기로운 병원생활
②‘메이드 인 코리아’ 진단키트···각국 러브콜 '쇄도'
③체계적 확진자 진료시스템···전 세계서 큰 관심
④숫자로 확인된 대한민국 위상···치명률 ↓‧완치율 ↑
⑤전세계 각국 정상·외국 언론의 대한민국 '찬사'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를 겪으며 보건당국이 보여준 진단검사 및 치료방식 등 의료시스템과 방역체계에 관해 해외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방역체계와 진단 대응법을 살피기 위해 WHO와 UN 등 저명한 국제기관들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한 국내 병원에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WHO 자문위원단인 윌리엄 피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퍼힐 의과대학 박사와 토머스 플레처 리버풀 대학병원 박사는 코로나19 환자 진단 대응법을 살피기 위해 지난달 19일 서울의료원(의료원장 직무대행 표창해)을 직접 방문했다.
서울의료원은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 중이며 109개의 음압격리병실을 가동하고 있다.
WHO 자문위원들은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관리실장과 약 2시간에 걸친 회의와 직접 음압병동을 방문해 서울의료원 진료시스템과 환자 데이터 관리 등을 면밀히 살폈으며, 109개의 음압격리병실을 대형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에서 환자들의 상태와 경과, 치료법 등에 대해 물었다.
명지병원(이사장 이왕준)은 UN 재난위험경감사무국 동북아사무소 및 국제교육훈련연수원과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코로나19 대응전략과 진단법 등에 대해 요청받아 웨비나(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공유했다.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지난달 26일 105개국의 재난담당 공무원 및 전문가 898명, UN 직원, 학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전체적인 현황과 한국인의 역학적 특성, 대구 경북지역의 발생 특징, 한국의 대응전략 및 진단 등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날 27일에는 메이요클리닉을 비롯한 전 세계 네트워크 회원병원들의 직원 170여 명과 한국의 코로나19 환자 치료 경험과 임상적 결과, 연구 중인 프로젝트, 시기별 대응 노하우 등을 공유했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외교부 장관에 서울 시장까지 정부 주요 인사들도 외국에서 코로나19 방역경험에 대한 공유와 방호용품 지원을 요청받아 화상회의 등을 통해 노하우를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의 정상들에게 전화 통화나 친서 등을 통해 한국의 방역경험을 전파하고 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지난 2월 20일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를 시작으로 4월 2일까지 총 15번의 정상들과 통화를 가졌다"며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기준으로 31일 동안 15회 이뤄져 평균 이틀에 한 번 통화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한 달간 해외정상 여섯 분께서 전염병 예방 및 통제의 전문성 공유를 희망하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주셨다"며 "아웅산 수찌 미얀마 국가고문,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등이다"라고 덧붙였다.
스테프 블록(Stef Blok)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 중 국내의 뛰어난 진단검사 역량과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의 성공적 방역경험 공유와 방호용품 지원을 요청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LA, 런던, 밀라노 등 세계 45개 시장과 ‘코로나19 공동대응 화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서울시의 선제적 대응과 방역 경험을 공유했다.
해당 화상회의는 에릭 가세티(Eric Garcetti) 미국 LA 시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긴급 제안하고, 해외 다수 국가에서 서울시의 코로나 19 방역 및 대응 노하우에 대한 발표를 요청해 성사됐다.
박원순 시장은 신속한 검진과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워킹스루 등 선별진료소를 통해 하루 최대 1만 5천 건의 검사를 진행한 한국 시스템과, 환자 중증도에 따라 치료시설을 분리 운영하는 체계 등을 소개했다.
한국이 보여준 검사 및 치료 방식을 주목하는 외신 또한 잇따라 보도됐다.
미 정치전문지 워싱턴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는 지난달 12일 ‘한국의 코로나 대응에 미국이 배울 수 있는 것’이란 칼럼을 통해 한국이 자발적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 등 민주주의적 본질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호평했다.
이어 한국의 명확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가 코로나19를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며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잘못됐거나 불명확한 정보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로이터(Reuters) 통신 또한 같은 날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발생은 사망자수와 대응 전략에서 차이가 드러났다’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두 나라는 비슷한 시기에 ‘코로나19’ 첫 발병 사례가 나왔지만, 검사 진행 횟수 등 방역 체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며 ‘공격적이고 꾸준한 바이러스 검사’의 중요점을 시사했다.
이어 18일에는 '어떻게 한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에서 미국을 압도했나'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코로나19 검사능력 구축 과정을 집중 조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또한 지난달 11일 한국의 코로나19 추적, 검사, 치료 과정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한국이 코로나19에 고전하는 다른 나라의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