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고려대 의과대학의 한 교수가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대학원생들에게 폭언과 함께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학교가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수는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실 소속으로 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진료를 보지는 않는다.
고려대학교는 "이 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 A씨 등의 피해 신고가 최근 학교 성평등센터와 인권센터에 접수돼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피해 사례를 신고한 의대 대학원생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교수가 술에 취해 전화해 성희롱 발언을 하고 밤늦은 시간에 개인면담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교수가 “할 말은 딱히 없지만 내가 보고서를 쓰느라 너무 힘들어 ‘힐링’하려고 불렀다”며 “남자친구가 있느냐”, “다른 남성 연구원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등 사생활 침해를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의과대학 내 연구소 소속인 B씨는 "해당 교수로부터 폭언과 인신공격성 발언에 시달렸다"고 언론사 인터뷰에서 밝혔다.
B씨에 따르면 해당 교수는 수시로 화를 내면서 손을 올려 위협했고, "일을 취미로 하냐", "손이 이상한 것 아니냐"와 같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B씨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또 다른 대학원생 C씨와 D씨는 "해당 교수가 불편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가까이 붙이는 행동을 했다"며 신고를 접수했다.
C씨의 경우 해당 교수가 술에 취해 전화해서 사적인 대화를 한 전화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올해 초 교내 성평등센터에 신고했고, 이 사실을 인지한 교수는 “논문을 못 내 주겠다”고 말했다가 다시 “논문을 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고를 철회했지만 해당 교수의 괴롭힘과 성추행은 계속되면서 A씨 등은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언한 것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불쾌했다면 유감이다”며 “하지만 연구와 관련해서 혼을 냈을 뿐 이유 없는 괴롭힘은 없었다. 성희롱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현재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해 "비공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어떻게 조치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언제 마무리 될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교수는 의과대학 기초의학교실 소속으로 고대의료원에서 환자 진료를 보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해당 교수가) 임상진료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관계자 또한 “대학교 의과대학 기초교실에서 발생한 일로, 근무지와 관할 기관이 의료원과는 분리돼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