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마스크·방호복 등) 재고를 쌓아 두려한다”는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야당에서는 “박능후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 나왔고, 의료계는 “자신들을 폄하하고, 독선·무지를 드러냈다”며 격앙된 모습이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우한 코로나19 긴급경제대책회의’에서 “전국 보건 책임자인 박 장관의 망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무능·무책임한 박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전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진료현장에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부족한 상황에서도 의료계쪽에는 우선적으로 다 공급해 그렇게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방호복 부족’과 관련해서도 그는 “제가 의원들보다 현장을 더 많이 가봤다”며 “특정 병원에서 병원장이 방호복 부족하다는 소리를 여러차례 했는데, 해당 병원 하루 소비량은 200벌이었고 공급은 300벌이었다. 그런데도 부족하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심 원내대표는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 현장에서 마스크는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심지어 일부 간호사는 장비가 부족해 일회용 보호구를 재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막힌 상황에서도 환자 위해 최선의 진료를 하는 의료진에 복지부 장관이 막말을 했다.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현장에서 진료 중인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감염증과 사투를 벌이는 절박한 현실에서 어떤 의료진이 재고를 쌓아두려고 하겠는가”라며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언”이라고 답답함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이날 ‘정부는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을 지키고 있는 의료계를 폄하하고, 독선과 무지함을 드러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즉각 파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놨다.
병의협은 “전날 박 장관이 국회에서 한 발언은 현장 의료인들에게 자괴감과 절망감을 안겨줬다”며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염의 주원인이 중국에서 입국한 한국인 때문이라는 실언을 했고, 국내 방역이 성공적이라는 현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한 말을 쏟아냈으며, 감염학회가 중국발 입국 제한을 추천하지 않았다고 거짓말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장관 실언은 평소 의료계에 대한 적대감이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계를 적(敵)으로 생각하는 복지부 장관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앞으로도 지금처럼 의료인들의 희생을 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