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천편일률적이던 의과대학 커리큘럼에 파격적인 시도가 이뤄진다
. 기존
6년제 교육과정의 틀을 깬 학제개편을 선언한 곳은 다름아닌 서울의대다
.
‘융합형 의사’ 양성을 기치로 한 학사와 석사 연계과정 개설이 핵심이다. 즉 의과대학 졸업시 의사면허와 함께 다른 분야 석사학위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서울의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제개편안이 최근 서울대학교 대학본부 심의를 통과했다. 학‧석사연계과정 시행 시점은 오는 2020년부터다.
4개 학기 이상 등록하고 학업성적이 일정 기준 이상인 학생 중에서 심사를 거쳐 의학과 석사정원의 30% 이내(최대 24명)에서 학‧석사연계과정으로 선발되는 방식이다.
이들은 최소 8년(학부과정 6년+석사과정 2년)이 걸렸던 석사학위 취득을 7년 만에 할 수 있으며 석사과정 진입 후 장학금을 지원받는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한 의과대학 교육은 천편일률적으로 예과 2년에 본과 4년 등 총 6년의 학제로 이뤄진다.
의대 졸업 후에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게 통상적인 코스였다.
서울의대는 이러한 의학교육 통념을 넘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다른 학문과의 연계를 통한 ‘융합형 의과학자’ 양성이 목표다.
세부적인 교육개편안을 살펴보면 학사와 석사를 통합한 7년 과정의 커리큘럼을 개설한다. 정규과정을 밟으면 8년이 걸리지만 이 커리큘럼에 들어가면 1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학‧석사연계과정을 마친 석사학위 취득자는 전공의 과정 중 혹은 전공의를 마친 후 곧바로 박사과정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의과대학에 진입하는 우수한 인재들을 의사과학자로 양성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서 학위취득을 위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했다.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의학사와 보건학 석사를 7년 과정으로 연계해 학위를 수여하는 MD-MPH 프로그램도 도입된다.
이 같은 교과과정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미국 등 외국 의과대학에서는 보편화 돼 있다.
실제 스탠포드 의과대학의 경우 재학생 70% 이상이 중간에 다른 학문을 전공한다. 때문에 의대 졸업 시점도 학생들마다 차이가 난다.
더욱이 타 학문 전공자에 대해서는 레지던트 선발에 가점이 부여되는 구조이다 보니 의대생 대부분이 다른 학문을 공부한다.
듀크의대 역시 제도적으로 의대생들에게 MBA, 법학석사 등을 이수하도록 돼 있다. 융합형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셈이다.
서울의대 김종일 교무부학장은 “기존 석사과정은 전공의 수련과 병행하는 탓에 주로 일과 후 수업이 이뤄졌지만 학‧석사연계과정은 전일제로 진행돼 교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수료 후 진입하게 되는 전일제 박사과정인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프로그램과 더불어 의사과학자 양성의 두 축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의대 신찬수 학장은 “진료 잘하는 의사를 넘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의학기술을 개발하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