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전공의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 적용 대상으로 판단했다.
당초 전공의는 피교육자이면서 근로자라는 ‘이중신분’과 ‘전공의법’의 적용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안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판례에서 전공의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는 점·전공의법 등에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우선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15일 고용부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등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전공의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이고, 의료법·전공의법에 직장 내 괴롭힘 규정에 우선하는 규정이 없다면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다”고 밝혔다.
우선 고용부는 근로기준법이 사용자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라면 근로기준법보다 우선되는 법률상 규정이 없는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문제는 전공의법이었다. 전공의법이 근로기준법에 선행하느냐가 판단의 관건이었는데, 전공의법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내용이 있을 경우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있었다.
전공의법 제11조의 2(폭행 등 예방 및 대응지침)는 수련과정에서 전공의에 대한 폭행·폭언·성희롱·성폭력 등에 대한 예방 및 신속한 처리·피해 전공의 보호 등을 명시하고 있는데,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해석한 셈이다.
앞서 복지부는 해당 문제에 대해 “전공의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우선 시 된다”면서도 “폭행·성폭행 등을 제외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전공의가) 제외된다는 조항이 없다”고 전공의가 적용 대상임을 예견한 바 있다.
이중신분에 대해서도 “전공의는 수련을 받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근로자이기도 하다”며 전공의가 가지고 있는 근로자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고용부는 다수의 판례 등에서 전공의에 대해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전공의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면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전협은 해당 법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도 내놨다.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전공의 입장에서는 폭력 이외에도 여러 갑질이 있었다”며 “전공의법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으로도 보호 받을 수 있다는 점을 3월부터 홍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