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의약계열 입시 3대 시험인 MEET·DEET·PEET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인 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는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는 학교가 차의과대학교 1곳만 남은 상황에서 의전원 제도와 함께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치의학전문대학원 제도를 폐지하지 않은 학교는 3개교로, 의전원 보다는 많지만 치과대학으로의 회귀가 잇따르면서 DEET(Dent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시험 역시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다.
2005년부터 시행된 치전원 제도는 7개 학교(서울대학교, 부산대학교, 전남대학교, 경북대학교, 경희대학교, 전북대학교, 조선대학교, 연세대학교)에서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2014년 연세대학교가 치전원 제도를 폐지했고, 2016년에는 경희대학교, 경북대학교, 전북대학교, 조선대학교가 학부제로 회귀했다.
현재 치전원 폐지 선언을 하지 않은 곳은 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전남대학교 3곳이 전부다.
의전원·치전원 제도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약학대학 진학을 위한 PEET(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시험 역시 폐지 위기다.
교육부는 ‘약대 학제개편 방안’을 통해 2022년부터 약대에서 고졸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약대는 2011년 6년제로 개편되면서 수능 전형을 폐지하고 4학기 이상의 대학과정 수료자나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PEET 시험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해왔다.
선발된 신입생들은 3학년부터 학사과정을 시작해 4년 간 대학을 다닌 후 6학년에 졸업한다.
하지만 교육부의 학제개편에 따라 PEET 시험은 2022년부터 약대 입학을 위한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으로 바뀐다. 2022년부터 약대는 수능 전형을 도입해 2+4년이 아닌 통합 6년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이공계 공동화 현상 등 부작용 속출
2년 이상의 대학과정 수료자 혹은 대학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전원·치전원·약대 제도와 MEET·DEET·PEET 시험이 크게 축소되고 있는 이유는 비슷하다.
자연대, 공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의사, 치과의사, 약사가 되면 의약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는 거꾸로 이공계 공동화 현상을 불러왔다.
공대와 자연대의 우수한 학생들이 전공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전원 진학 준비를 위해 학점을 따고, 대학생활을 의전원 준비를 위한 과정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의전원이 도입되면 반사이익으로 우수 학생이 의대 대신 이공계를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의전원이 도입된 이후 이공계 학생들 상당수가 의전원 준비에 매달렸다. 학생들이 수험 공부로 자리를 비우면서 이공계 학부에서는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힘들었다.
의전원·치전원의 교육과정에도 문제가 많았다. 기존 예과에서 배우던 전공과목을 본과에 와서 배워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의학관련 공부 기간은 짧은데 의전원 졸업자에게만 석사학위를 수여해 의대출신 학사 학위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반면 의전원·치전원생들은 전문대학원과 대학의 교육내용에 별 차이가 없음에도 전문대학원 등록금이 대학보다 배나 비싸고 교육기간도 8년으로 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생 사교육 문제도 뒤따랐다. 2014년 약교협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대 학생의 53%가 6개월이상 PEET전문학원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1년이상 사설 강좌를 수강했다고 답한 학생도 25%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