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연세대 의대 교수, 사표 반려···'징계 퇴직'
여성펠로우 진정 후 조사 진행, 대학 '의료원, 개선 방안 제출' 요구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J 교수가 최근 성추행·폭언 등 논란으로 징계 퇴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에서는 내부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쉬쉬하고 있으며 특히 해당 교수가 성추행 사안이 불거진 후 사표를 제출했으나 대학에서 이를 반려, 징계위원회 회부에 퇴직 처분을 내리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데일리메디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연세대학교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J 교수에 대한 ‘징계 퇴직’을 확정했다. 연세대 측은 징계 수위에 대한 정확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으나, ‘파면 혹은 해임이냐’는 질문에 대해 별도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연세대는 J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리하지 않은 상태’로 징계 퇴직을 결정했는데, 그가 파면을 받았다면 퇴직금 등에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해임의 경우에는 연금법상 불이익이 없다.
복수의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J 교수는 몇 개월 전 술자리에서 여성 펠로우를 대상으로 성추행·폭언 등을 했다. 피해자는 펠로우 신분이기 때문에 강하게 항의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이대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병원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의 성(性) 관련 사안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몇차례 더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정서 제출 후 연세대는 대학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개최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2017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속 K 교수가 전공의를 대상으로 폭언·폭력·성희롱 등으로 논란을 겪은 후 성희롱 예방 및 신고시스템을 재정비 했는데, 여기서는 교수직의 경우 대학 조사위원회에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가 조사 일정과 결과 등에 대한 자세한 결과는 내놓지 않았으나, J 교수에 대한 처분은 금년 8월 중순께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환자들이 갑작스런 담당 교수 변경으로 ‘암 카페’에 불안감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J 교수가 건강상 문제 때문에 바뀐 것으로 알고 있었다. 某 환자는 “8월 2일 수술하고 13일 수술검사 때도 뵀는데, 어제(8월 28일) 방사선 진료 갔다 수술부위가 빨개서 여쭤보러 외과 갔더니 안 나오신다고”라며 “저도 심란해요”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연세의료원 측도 “J 교수가 진료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J 교수 건은 본교에서 하기 때문에 진료에 대한 부분만 통보를 받았다”고 답했다.
한편, 연세대는 연세의료원 내에서 폭언·폭행·성추행 등 논란이 다수 발생하자,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연세의료원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관련 논란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현재 별도로 진행 중인 의료원 징계 논의와 관련해 해당 교실에 개선 방안 제출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