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옹성'으로 불리던 대형병원들의 문호개방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일정비율을 타교 출신으로 선발하던 모습을 넘어 이제는 자교와 타교생 숫자가 대등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2012년 레지던트 전공의 모집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톨릭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순혈주의가 강한 것으로 인식됐던 대형병원들의 타교 학생 비율이 40%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의료원은 213명의 합격자 중 59.1%인 126명이 타교 출신이었다. 10명 중 6명을 타교생으로 선발한 셈이다.
세브란스병원은 합격자 199명 중 타교생 103명(51.7%)을 확보해 뒤를 이었다. 서울대병원도 207명 중 44.4%인 92명이 다른 의과대학 출신으로 충원했다.
이런 결과는 이들 병원이 최근 몇 년간 타교생에 비해 본교생을 우대하는 일명 ‘순혈주의’ 타파 정책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가톨릭의료원은 2008년 이래 5년간 타교생 비율을 50% 이상 유지했다. 세브란스 병원은 2002년 19%에 비해 문호개방 정책을 시작한 이후로 2010년 58% 등 높은 타교 출신 레지던트 비율을 보여줬다.
서울대병원도 2002년 14%에서 2004년 이후 30% 비율을 유지하다가 올해 40%를 넘겼다.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곳은 삼성서울병원으로, 레지던트 합격자 중 78.2%가 타교생 출신이었다. 본교인 성균관의대 정원이 병원 T/O에 비해 적기 때문에 빚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병원들은 여전히 본교 출신 레지던트 비율이 90%를 상회했다.
전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은 정원이 각각 76명과 31명이었지만 타교 출신 레지던트는 1명씩뿐이었다.
이와 관련,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타교생과 본교생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심사위원 비중을 낮추고 필기시험 비중을 높이는 등 노력했지만 지원자가 적었다”고 말했다.
한편, 많은 병원들이 현재 추가모집이 끝나지 않아 최종 집계를 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따랐다. 미달된 레지던트 511명에 대한 추가 접수는 각 수련병원에서 1월 3일부터 4일까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