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특별법 시행 임박···수련환경 열악 여전
외과계 고충 심화 등 1주 근무 100시간 ‘훌쩍’···2년차 업무 과부화 '확연'
2016.11.09 06:40 댓글쓰기

전공의특별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수련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과계 전공의들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과 김소윤 학과장이 수도권 소재 500병상 이상 수련기관에 근무하는 전공의 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아직 수련환경 개선이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점 파악과 개선 방안 도출을 위해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 협의체’ 의뢰를 받아 진행됐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는 총 99명으로, 남성 62명, 여성 37명이었으며 이 중 92명은 인턴 및 레지던트 1~3년차였다. 4년차는 7명이 조사에 응했다.


대상 진료과목은 협의체 논의를 거쳐 소화기내과, 소아청소년과, 소화기외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등 총 5개 수련과목으로 한정시켰다.


조사결과 전공의 평균 주간업무 시간은 인턴 112.8시간, 레지던트 1년차 104.5시간, 2년차 104시간, 3년차 86.2시간 순으로 나타나 연차가 낮을수록 업무시간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이한 점은 연구진이 근무시간표가 아닌 전공의들의 곁에서 직접 관찰한 결과 오히려 레지던트 2년차 업무시간이 1년차 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실제 레지던트 2년차 업무시간은 1일 평균 13.2시간으로, 1년차 12.8시간 보다 많았다.


두 결과가 상이한 원인은 주간업무 조사에는 전공의 업무가 ‘off’로 표기 돼 있지만 응급상황 등에 따라 실제 비공식적인 당직을 서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는 1년차는 숙련도가 낮아 보조 업무에 국한돼 있어 상대적으로 2년 차에 업무에 집중되고, 전문의 시험을 앞둔 4년차 부재로 인한 업무과중이 결국 2년차에게 지워지는 현상에 기인한다.
 

구분

평균 근무시간

평균 휴식시간

평균 학술활동(1)

분류

세부항목

수련연차

인턴

112.8시간

55.2시간

27

레지던트 1년차

104.5시간

63.5시간

50

레지던트 2년차

104.0시간

64시간

53

레지던트 3년차

86.2시간

81.8시간

151

수련과목

소화기외과

116.9시간

51.1시간

71

정형외과

105시간

63시간

37

소화기내과

101.4시간

66.6시간

72

소아청소년과

105.8시간

62.2시간

57

영상의학과

81.9시간

86.1시간

60

수련과목별 근무시간은 내과계 보다 외과계가 도드라지게 많았다. 5개 진료과목 중에는 소화기외과의 평균 수련시간이 압도적이었다.


실제 소화기외과 수련시간은 116.9시간으로, 81.9시간인 영상의학과에 비해 무려 30시간 이상 많았다. 잦은 응급수술과 이로 인한 당직일수 증가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전공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결과 1주일 동안 48시간 이하의 휴식시간을 갖는다는 응답자가 23.3%에 달했다. 전공의들의 평균 휴식시간은 66.1시간이었다.


‘임상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이뤄지는 업무는 이처럼 강도높게 진행되지만 정작 학술활동에 할당되는 시간은 상당히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인턴의 경우 하루 평균 27분의 학술활동 시간을, 레지던트 1년차는 50분, 2년차 53분, 3년차 151분으로 평균 근무시간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학술활동 시간은 의료기관, 지도교수에 따라 그 편차가 매우 컸다. 그만큼 수련기관과 지도교수의 의지가 전공의들의 학술활동 시간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소윤 학과장은 “전공의특별법 시행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도 근무시간, 환경, 조건 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업무 중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행정업무를 다른 직종으로 대체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 호스피탈리스트 등의 제도화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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