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서울대학교를 필두로 불었던 의대출신 총장 대세론이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로 물거품 되는 모습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헬스 분야의 중요성 부각에 따른 대외환경 변화로 의사 출신 총장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학내 의과대학 반감 정서의 벽(壁)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유력 후보들 모두 구성원 투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종 문턱에서 낙마하면서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먼저 의사총장의 문을 두드린 곳은 서울대학교였다
. 지난해
3월 예방의학과 강대희 교수가 서울대학교 총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의사총장 대세론에 불을 지폈다
.
강대희 교수는 총장추천위원회와 정책평가단의 평가를 합산한 결과 당당히 1위에 올랐고, 최종 관문인 이사회 투표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차기 총장으로 선출됐다.
이사회가 선출한 총장은 교육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사실상 확정이라고 봐도 무방했던 만큼 연건캠퍼스는 환호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성추문’에 휘말리며 결국 취임 목전 사퇴로 이어졌다.
‘의사 총장’ 시대를 고대했던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환호는 순식간에 탄식으로 바뀌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역동적인 리더십으로 의과대학을 넘어 본교 전체를 아우르는 총장을 확신했기에 상실감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그해
11월에는 고려대학교 총장선거에 흉부외과 선경 교수가 도전했다
.
고려대학교의 경우 사상 첫 의과대학 출신 총장 도전인 만큼 기대감이 더했다. 실제 우석학원과 고려중앙학원의 병합으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 출범한지 47년만이었다.
물론 당시 의과대학은 없었지만 1905년 고려대학교 개교 시점으로 따지면 무려 113년 만에 의과대학 출신의 총장 도전이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 그동안 타 단과대학에 비해 짧은 역사 탓에 총장 자리는 요원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고대의료원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학내 입지가 달라졌고,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의 활동력이 대외적으로도 인정 받으면서 이제는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전체 교수총회 예비심사에서 전임교원 1350명이 참여한 투표결과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총장추천위원회 벽에 막히면서 고대 첫 의대출신 총장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소위
‘SKY' 중 가장 최근에 총장선거가 진행됐던 연세대학교 역시 의과대학에서 후보자를 배출했다
. 대통령 주치의 출신인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
출발은 고무적이었다. 총 16명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연세대학교 총장선거에는 의과대학에서 윤도흠, 이병석 교수가 동반 출마했다.
이병석 교수는 1차 관문인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5명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9부 능선인 정책평가단 투표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달 28일 열린 연세대학교 이사회에서는 2순위 후보였던 경제학부 서승환 교수를 제19대 총장으로 결정했다.
연세의료원 구성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지난 의료원장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1순위 후보였던 이병석 교수가 이사회 문턱에서 잇따라 낙마하면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법인이사회 횡포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등 당분간 총장선거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 의사총장 대세론의 마지막 행선지인 경희대학교로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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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개교 70년 만에 처음 치러지는 직선제 총장선거에는 총 7명이 입후보 했다. 의과대학에서는 비뇨의학과 장성구 명예교수가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장성구 교수는 대광고등학교와 경희대학교 의과대학(5회)을 졸업하고 비뇨의학을 전공했다.
현재 경희대학교 명예교수로 진료중이며 비뇨기과 대한의학회 회장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총추위는 오는 11월5일 오후 2시 서울캠퍼스, 7일 오후 2시 국제캠퍼스에서 총장후보 정책발표회를 진행한다.
이후 7일부터 13일까지 단체별 추천후보 3인(교수 단체 2인, 학생/직원 단체 1인)을 선정하고, 최종 총장후보 3인을 이사회에 보고한다.
추후 법인이사회는 최종 후보 3인을 대상으로 평가를 거쳐 경희대 16대 총장을 선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