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실시 10년 외과·흉부외과 '수가가산' 실효성 있나
年 600억 넘는 국고지원 불구 전공의 충원율 등 미비···당사자들 '폐지 반대'
2019.11.18 06:0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전공의 지원율 확대 및 전문의 확보를 목적으로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된 외과· 흉부외과 수가가산 제도가 막대한 정부 재정은 필요로 하면서 제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약 10년째 받고 있다.
 
외과·흉부외과 전문의 가산금으로 소요되는 국가 재정은 매년 600억원이 넘는 것에 비해 전공의 충원율 증가는 미미한 상황이다.
 
정부는 2009년 7월 1일 전공의 지원율이 저조한 흉부외과 및 외과 의료인력 수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개과를 대상으로 전문의수가 가산제를 실시했다.
 
이후 흉부외과는 201개 처치 및 수술 의료행위에 대해 100%를 가산한 수가를, 외과는 322개에 대해 30%를 가산한 수가를 적용받고 있다.
 
제도 시행 당시 가산 수가 제도로 인한 연간 소요재정은 흉부외과 486억원, 외과 433억원으로 책정됐으나, 제도가 본격 시행된 2010년부터 매년 실제로 소요된 재정은 예상범위를 훌쩍 넘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7년 공개한 '흉부외과 및 외과 전문의 수가가산 제도 개선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흉부외과에서 소요된 연도별 전문의 가산금은 2010년 613억원, 2011년 555억원, 2012년 684억원, 2013년 713억원, 2014년 791억이었다.
 
외과 전문의 가산금은 2010년 578억원, 2011년 561억원, 2012년 657억원, 2013년 618억원, 2014년 63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과·흉부외과 수가가산 제도로 인한 재정 소요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상진 의원(자유한국당)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지급된 흉부외과 수가가산금이 총 1850억4100만원으로, 한 해 평균 616억원 가량 지급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재정 투입량에 비해 전공의 수급 효과는 충분하지 않은 양상이다.
 
본격 제도 시행 전 1년차 흉부외과 전공의 정원 충족률은 2006년 48.1%, 2007년 46.6%, 2008년 43.6%였고, 2009년에는 26%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본격적인 제도 시행 후 1년차 흉부외과 전공의 충족률을 살펴보면 2010년 47.4%, 2011년 36.8%, 2012년 38.3%, 2013년 46.7%, 2014년 60.8%, 2015년 45.8%, 2016년 51.1%, 2017년 54.3%, 2018년 57.4%, 2019년 72.7%였다.
 
제도 시행 후에도 전공의 충족률이 대부분 절반을 밑돌았으며 제도 시행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하게 오른 것처럼 보이는 충원율에는 모집인원 감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흉부외과 전공의 모집인원은 2009년 77명, 2010년 76명, 2012년 76명, 2012년 60명, 2013년 60명, 2014년 51명, 2015년 48명, 2016년 47명, 2017년 46명, 2018년 47명, 2019년 44명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외과 전공의 충원율은 2009년 63%, 2010년 53.3%, 2011년 58.4%, 2012년 60.5%, 2013년 68.9%, 2014년 67.1%, 2015년 66.8%, 2016년 91.8%, 2017년 90.1% 2018년 83.2%, 2019년 81.9%였다.
 
수가가산 제도 시행 초반에는 도리어 제도 시행 전보다 낮았으나, 2016년도부터 충원율이 상승했는데 이는 흉부외과의 경우와 같이 모집인원 감소 측면을 배제하고 볼 수 없다.
 
외과 전공의 모집인원은 2009년 322명 2010년 317명, 2011년 305명, 2012년 266명, 2013년 244명, 2014년 228명, 2015년 211명, 2016년 195명 2017년 191명, 2018년 179명, 2019년 177명이었다.
 
2개과 전공의들 “가산금, 병원 수입 직행 등 이용 행태 개선 필요”
 
당사자인 흉부외과 및 부외과 전공의들은 수가가산 제도가 전공의를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제도를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흉부외과 및 외과 전문의 수가가산 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017년 8월부터 9월까지 총 244명의 흉부외과 및 외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수가가산 제도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조사 결과, 현재 수가가산 제도가 진료과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94.3%였고 진료과 전공의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비율이 8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가가산 제도 폐지에 반대하는 전공의는 96.3%였다.
 
수가가산 제도를 수가에 반영하는 경우에도 폐지를 반대한다는 전공의 답변자는 59.2%였으며, 수가가산 제도 없어지는 경우 후배에게 현재 진료과를 권유하지 않겠다는 의견 또한 69.4%였다.
 
수가가산 제도로 인해 전공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전공의는 95.9%였으며, 75.8% 흉부외과 전공의와 50.9% 외과 전공의가 "보조금 액수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조사 당시 평균 전공의 보조금은 외과가 월 195만8000원, 흉부외과의 경우 월 256만7000원이었다.
 
반면, 외과·흉부외과 수가가산 제도의 주 목적이 전공의 인건비 지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병원 수입과 전문의 월급 인상 등에 쓰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흉부외과 및 외과 전문의 수가가산 제도 개선방안' 연구에서는 전국 흉부외과 수련기관 45곳 주임교수 및 과장을 대상으로 수가가산금 사용 현황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수가가산금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의료기관 수입(50%)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한 곳은 전문의 인건비(25%)였으며, 전공의 인건비에는 4%, 간호사 인건비에 3%, 의국비에 5%의 가산금을 사용했다.
 
설문에 참여한 모 흉부외과 의사는 “현실적으로 일부 흉부외과 의사들이 가산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병원이 일방적으로 수가가산금 전액을 착취하는 것이 문제다. 병원별로 가산금 집행 방식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병원 흉부외과 의사는 “수가 가산금의 용도 또는 사용처를 밝히는 것이 의무화되어야 한다. 수가가산금 사용실태를 조사하고 복지부에서 수가가산금 사용범위를 규정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8년 5월 복지부는 ‘외과·흉부외과 지원기준 개정안’을 시행, 수련병원 지원실적 서류 제출 시 외과·흉부외과 진료과장의 확인 서명을 의무화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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