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공중보건의사가 군의관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정부 지적에 대해 일선 공보의들이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 21일 확정된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 계획’에서 비롯됐다. 의대를 갓 졸업한 의사가 군복무를 회피하기 위해 공보의를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의사면허 소지자는 의무사관후보생에 편입된 후 군의관에 우선 선발되고, 남은 인원은 공중보건의사 등 대체복무 인원으로 배정된다.
하지만 의무사관후보생에 편입되지 않은 의사도 관행적으로 공보의로 추가 임용함에 따라 군의관 복무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조중현)는 “도서산간 지역에서 일하는 공중보건의사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감을 표했다.
대공협은 무엇보다 의사면허 신규 취득자가 공보의로 자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련병원에서 전공과목 선택에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소집해제 이후 남들보다 늦은 5월부터 인턴을 시작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공협은 “공보의 지원자들은 도서산간 의료취약지 공백을 메꾸는 37개월의 긴 대체복무를 선택한 것인데 이를 군의관 회피 수단으로 악용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3년 차인 한 공보의는 “의전원 졸업 후 수련을 먼저 받고 싶었으나 나이제한으로 공보의 대체복무를 선택했는데 군의관을 회피하기 위해서 들어왔다고 하니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취약지 공백을 막고 지역사회 주민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보람차게 일을 해왔는데 정부를 통해 평가절하성 발언을 접하니 박탈감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보의는 “동기들은 내년에 곧 3년차 전공의가 되지만 나는 내년에서야 비로소 수련을 시작하게 돼 막막할 따름인데 이런 말까지 들으니 맘이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실제 의무사관후보생 지원에는 나이제한이 있어 뒤늦게 학업을 시작한 경우에는 군의관을 선택할 수 없다.
대공협은 “군의관 회피 발언은 공보의 근무 의욕과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며 “공보의에게 자괴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