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2020년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수도권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부정 선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폐해라는 목소리가 적잖다.
빅5 병원을 중심으로 자교 출신을 우대하거나 미리 내정하는 어레인지 관행이나 순혈주의 선호 행태는 수련병원계에 자리한 오래된 관행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해당 병원들은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선입견이라며 관행이 없어졌고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전공의를 선발하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A 전공의는 “빅5 병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병원에서 본교 출신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자교 출신 우대 관행은 현재까지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자교 출신 우대는 주로 합격자를 미리 내정하는 어레인지 관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A 전공의는 “자교 출신 합격자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보통 인턴 과정 중에 작업이 들어가며, 이때 암암리에 합격자가 결정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불거진 某대학병원 부정 선발 의혹과 관련해서는 “어레인지 중에서도 소위 로얄층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라며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적잖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로얄층, 본교 출신, 타교 출신 순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카르텔이 존재하는 것은 모든 인턴들이 인정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빅5 병원에서는 과거에는 어레인지 등을 이용한 자교 출신 우대가 있었더라도 현재는 성적만으로 공정하게 레지던트를 선발한다는 입장이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아주 오래 전에는 연세대학교 출신을 우대했지만 최근 非연대 출신 레지던트 합격자 비율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공개된 선발 배정 방식에 의해 원리원칙대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강남세브란스 인턴 선발자 중에서는 연대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도 “울산대병원 정원으로 레지던트를 모두 채운다고 해도 130명 중 35명밖에 안 된다"며 "자교 출신은 우대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대 선호 지적과 관련해서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레지던트 중 서울대 출신은 몇명 안된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서울성모병원 등이 속한 가톨릭의료원은 통합수련제도를 통해 10개 병원 전공의를 한꺼번에 뽑다보니 타교 출신 전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자교 출신을 100% 배정한다 하더라도 모집 인원의 30%밖에 채우지 못한다. 최소 70% 이상은 타교 출신 전공의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른 학교 출신 전공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교 출신 우대 평이 나오면 타교 전공의 모집이 어려워지기에 더욱 주의하고 있다. 공정하게 시험점수, 면접점수로만 선발한다. 어레인지 관행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