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교수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자격제한 논란으로 내홍을 겪었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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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전에 진행됐던 채용절차와 관련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가톨릭대학교는 최근 2020학년도 1학기 전임교원 초빙공고를 내고 성의교정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 교수 79명에 대한 선발 절차에 돌입했다.
이번 초빙공고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분야는 지난 학기 지원자 자격제한 논란에 휩싸였던 예방의학교실이었다.
가톨릭대학교는 2019년도 2학기 예방의학교실 ‘의료정책 및 법’ 관련 수업과 연구를 담당할 전임교원 임용 공고를 내면서 지원자 세부자격 조건으로 ‘예방의학전문의 필수’를 적시했다.
즉, 지원자가 해당 분야의 적절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의사, 그것도 예방의학 전문의가 아니면 지원할 수 없도록 자격을 제한했다.
이를 두고 일부 지원자들은 “부당한 채용 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통상적으로 ‘의료정책 및 법’ 분야에는 정책학, 행정학, 경제학, 법학박사 중 의료 분야에 학식과 경험이 있는 학자들이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예방의학 전문의 역시 지원 가능하다.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과목의 경우 해당 분야 전문의 채용이 당연하지만 예방의학교실은 연구와 의료법, 의료정책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다루는 만큼 비의사 교원도 상당수 포진해 있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만 하더라도 9명의 전임교원 중 3명이 비(非)의사 출신이다. 이는 다른 의과대학들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때문에 예방의학교실, 그것도 ‘의료정책 및 법’을 담당할 교수를 채용하면서 지원자 자격을 예방의학 전문의로 제한한 것은 엄연한 차별이라는 지적이다.
예방의학교실 지원자 자격제한 논란은 결국 교육정책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인권침해, 차별행위 등에 대한 구제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교육부와 인권위에 소명자료 등을 제출하며 곤혹을 치렀던 가톨릭의대는 2020년 1학기 전임교원 채용공고를 내면서 예방의학과 지원자 자격을 ‘필수’에서 ‘우대’로 완화했다.
즉 예방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사람도 지원이 가능하되 전문의에 대해서는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임교원 지원자격을 예방의학 전문의로 제한한 것은 전공의 수련을 위한 것인 만큼 전혀 문제될 게 없다던 당초 입장에서 상당히 전향적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톨릭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석일 주임교수는 “문제가 불거진 이후 학교 차원에서 지원자 자격기준을 완화키로 결정했다”며 “불필요한 문제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학교의 입장 변화에 따라 예방의학교실 지원자 자격제한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이전에 진행한 채용 절차에 대해서는 별도 심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당초 인권위가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끝내 중재가 성립되지 않았고, 해당 사건은 심의재개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인권위에 전임교원 자격기준 문제를 제기한 한 관계자는 “자격기준이 필수에서 우대로 완화됐지만 완전한 해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학기에는 우대로 했지만 다음 학기에 다시 필수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다분한 만큼 확실하게 매듭을 짓고 가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