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7000만원 등 전공의 대우 '파격'
민영주 울산대병원 교육부원장
2019.10.15 06:3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충격이었다. 익숙치 않은 결과에 당혹스러웠다. 지방에서는 일상이었을지 몰라도 이 병원은 늘 예외였다. 최고 대우와 최적의 수련환경으로 매년 전공의 농사에서 알찬 결실을 이어왔던 울산대학교병원. 하지만 올해 초 미달사태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병원은 발칵 뒤집혔다. 지방 대학병원 최고 경쟁률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던 곳이었기에 충격파는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전공의특별법은 수련환경 상향 평준화로 이어지며 울산대병원의 장점을 상쇄시켰고, 일부 언론의 정제되지 않은 수련병원별 급여 통계자료가 쐐기로 작용하면서 유례없던 전공의 모집 한파를 맞아야 했다. 그러나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기에 병원은 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울산대병원 전공의들의 수련 등을 총괄하고 있는 민영주 교육부원장(혈액종양내과)의 각오 역시 단단했다.
 
'정원 미달'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고자 노력
 
사실 울산대병원은 예비의사들 사이에서 수련의 성지로 불리던 곳이었다. 업계 최고 임금에 해외학회 지원 등 피교육자 입장에서 최상의 수련기관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거듭되는 미달 사태와 살인적인 업무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여느 지방 대학병원과 달리 100% 충원에 기반한 상질의 수련이 가능한 선순환도 예비의사들에게는 충분한 매력이었다.
 
실제 울산대병원은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 속에서도 2010년 이후 수 년 동안 정원 초과라는 기염을 토하며 입지를 굳건히 했다. 지방 대학병원 최고 경쟁률은 덤이었다.
 
공정한 선발, 합리적이고 다양한 환자를 경험할 수 있는 수련환경, 넉넉한 월급, 기숙사를 포함한 복지 혜택 등이 의대생들에게 장점으로 부각된 결과였다.
 
하지만 201612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상황은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많은 대학병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수련환경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울산대병원이 갖고 있던 장점이 상쇄되는 결과가 초래됐고, 떨어진 변별력은 전공의 모집결과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공의특별법 시행 전까지 고공행진을 벌이던 인턴 모집 경쟁률은 2017년과 201827명의 정원을 가까스로 확보하는데 그쳤다.
 
특히 2019년 인턴 모집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발표된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평가 설문조사결과는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전공의 급여가 전국 수련병원 중 37, 1주일 평균 근무시간 30, 1주일 최대 근무시간 49위라는 성적표가 공개되자 지원자들이 급격히 줄었다.
 
결국 울산대병원은 올해 27명 인턴 정원 중 18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최근 10여 년 동안 처음 겪는 미달 사태였다뿐만 아니라 신경과, 외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확보에 실패했다. 하반기 추가모집도 소득이 없었다.
 
민영주 교육부원장은 익숙치 않았던 전공의 미충원 사태에 적잖이 당혹스러웠다수련환경 상향 평준화는 반길 일이지만 이런 결과로 이어질지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해외학회 참가 지원 확대 포함 전공의 역량 제고 프로그램 도입 
최고 수련기관 명예회복 위해 임금·근무환경 최상 제공
울산 출신 의대생들 지원율 높이도록 최선  
 
병원은 즉각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충원 사태가 반복될 경우 수련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급한 대책이 필요했다.
 
전공의들이 가장 원하고 필요로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연봉에서부터 파격 대우를 결정했다.
 
물론 기존에도 울산대병원은 다른 수련기관 대비 월등히 높은 급여체계가 확립돼 있었지만 통계의 바이어스로 낮은 순위에 머물렀던 점에 통탄했다.
 
실제 2019년 기준 울산대병원 인턴 평균 연봉은 6670만원. 경영 성과금과 가족수당 등을 합하면 70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이는 서울 빅5 병원보다 많은 금액으로, 전국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울산대병원은 오는 2020년 인턴 임금을 이 보다 더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수련 영역별 프로그램도 주목할만 하다. 국내학회는 물론 해외학회 참가자에게 300만원의 비용을 지원한다. 연간 25명 정도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특히 우수 전공의(2)로 선정될 경우 해외연수 경비 전액을 지원한다.
 
자체 개발한 전공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울산대병원의 강점 중 하나다. 진료역량 강화를 위해 내과의 경우 체계화된 술기 코스를 갖추고 1:1 개별 맞춤 교육을 실시한다.
 
외과의 경우 복강경, 로봇수술 등 술기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임상연구설계, 의학통계 분석 등 연구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근무여건도 탁월하다. 전공의 80시간 근무 100% 준수는 물론 입원전담전문의제 도입 및 운영을 통해 전공의 업무 부담을 대폭 줄였다.
 
무엇보다 전국 37개 대학 출신 의료진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어 텃새나 학연이 적은 수평적 조직문화를 자랑한다. 신입 인턴 설문에서도 근무여건과 수련환경은 늘 지원동기 1순위였다.
 
수련을 마친 후 진로결정에 유리한 구조도 강점이다. 실제 울산대병원은 인턴(27) 보다 레지던트(35) 정원이 많아 진로 선택이 보다 수월하다.
 
이 외에도 21실 아파트형 기숙사 제공, 어린이집 운영, 연간 휴가 11일 부여, 진료비 감면(외래 100%, 입원 50%) 혜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복지제도가 기다린다.
 
민영주 교육부원장은 급여, 수련, 근무, 복지 등 어느 분야에서도 전국 최고를 자신한다단언컨대 울산대병원 선택에 후회가 남을 일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민영주 교육부원장은 울산대병원의 명예회복을 자신하면서도 한켠으로는 울산 출신 의대생들의 지원을 대놓고 바랬다.
 
이는 다분히 울산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지역 의료를 담당할 제대로 된 의료인 양성을 지향하고 싶다는 생각도 숨기지 않았다.
 
지역 내에서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이 많을수록 울산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실제 울산대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전문의 대부분은 울산에서 개업하거나 봉직의, 교수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 의사들의 끈끈한 네트워크는 환자 진료에도 십분 시너지를 발휘한다.
 
민영주 교육부원장의 울산 출신 의대생 유치론 중 또 다른 이유는 소통의 문제다.
 
지역 간 문화, 관습, 언어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그 지역 환자들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 데는 동일 지역 의사가 제격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결국 전문성과 실력만으로 환자를 잘 볼 수 없는 게 바로 의료가 갖는 특수성이라며 실력과 더불어 울산시민과 공감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울산에서 수련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울산대병원 역시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갖춘 수련병원으로 거듭나 지원자들의 자발적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병원이 아무리 최적의 수련환경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지역화 완성은 결국 울산 출신 의대생들 선택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민영주 교육부원장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대구, 부산에는 의료인력이 넘쳐난다. 굳이 울산 출신 의대생들이 아니더라도 해당 지역 의사들이 경쟁적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시민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병으로 인한 아픔을 보듬고 치유해 줄 수 있는 울산 지역 의대생들의 헌신적인 선택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대병원 레지던트 전형은 오는 1125일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128일 필기시험, 10일 면접을 거쳐 13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인턴은 2020128일 원서접수, 23일 면접, 4일 합격자 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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