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로 아닌 글로벌 의료전문가 양성 목표”
함승훈 거창국제학교 이사장 '졸업생 3명, 금년 의사국시 합격'
2016.04.09 06:11 댓글쓰기

“글로벌 의료전문가를 길러내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작은 나라일수록 큰 세상을 봐야 한다. 글로벌한 의료체계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우리 의료계 역시 현재 해외환자를 유치하고 또 다른 나라로 진출하고 있다. 거창국제학교는 10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것일 뿐이다”

함승훈 거창국제학교 이사장<사진>이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나 한 말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독일 유학을 한 그는 현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계명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로 부임하며 교육자로서의 첫 발을 뗐다.

더불어 두 아들 모두를 헝가리 국립대인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에 진학시켜 의사로 성장시키는 등 의학교육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맏아들은 최근 한국 의사 면허를 취득해 현재 고려대구로병원 인턴으로, 둘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병원에서 마취과 의사로 있다.

두 아들의 교육 과정을 지켜보며 설립한 거창국제학교는 국내 유일 의과대학 진학 전 ‘의학기초과정’을 수학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다.

Q거창국제학교는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의 유일한 정식분교 한국캠퍼스이기도 하다. 졸업생 대부분은 데브레첸 치·의과대학 본과과정에 진학한다.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은 지난 2014년 한국의사면허시험 응시자격을 인정받았다. 이에 올해 처음 3명의 졸업생이 한국 의사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거창국제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의학기초과정을 제공하는 유일한 교육기관이다. 법적으로는 학력미인정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된다. 동시에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의 유일한 정식 분교다. 거창국제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은 데브레첸 치·의과대학 가입학 허가를 받은 것을 의미한다. 물론 최종적 결정은 거창국제학교 내신 점수와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의 최종 시험으로 결정된다. 90%정도의 학생들이 바로 입학하고 나머지 10% 정도는 재수를 한다.
 

Q설립 목적
2005년 설립된 거창국제학교는 글로벌 의료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한다.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잠재적 인재를 모아 스스로의 삶을 운영하며 한국, 나아가 글로벌 의료전문가로 키우는 것이다. 현재 거창국제학교 의학기초과정을 마치고 데브레첸 치·의과대학까지 졸업한 학생이 22명이다. 이들 모두 헝가리 의사 자격을 갖췄고, 그 중 헝가리, 독일, 미국, 한국 등에 진출해 활동을 시작했다.
 

Q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은
데브레첸대학교는 1538년에 설립됐으며 1912년에 의과대학을 설치했다. 현재 약 2000병상의 대학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1987년부터 헝가리어와 병행해 교육 글로벌화의 일환으로 영어로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치·의과대학의 경우 전 세계 34개국으로부터 온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그 외 독일, 영국, 스웨덴, 노르웨 등 유럽,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중동국가와 아프리카 대륙국가도 상당수다. 
 

Q의학 기초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9월 새로운 학기가 시작하는 데브레첸 치·의과대학 커리큘럼을 반영해 2년 반 코스로 진행한다.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이 프로그램한 과정대로 운영한다. 한 학년 당 15~20명 정도의 또래 학생들이 있다. 크게 물리, 화학, 생물, 수학, 영어를 배우고, 기초 소양을 갖추기 위해 국사, 국어(논술), 음악, 체육 등의 시간이 있다.
교원자격증을 갖춘 석사 학위 이상의 교사진이 1인당 5명 정도의 학생을 책임지고 있다. 절대평가이고 1년에 2회 이상 의과대학 교수진이 학교를 방문해 교육품질 확인과 승급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에서의 학력인정을 위해 검정고시를 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Q독일공학박사 출신으로 의치학 운영 쉽지않을텐데
아들이 두 명 있는데, 첫째 아들이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에 입학한 것이 계기가 됐다. 주변의 관심이 높고 필요성을 느껴 거창국제학교를 만들게 됐다.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의 정식 분교가 된 것도 적극적으로 추진한 덕에 얻을 수 있는 성과였다. 어떤 일이든 쉽지 않다. 지난 10년 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지금까지 온 것이다.


Q거창국제학교 입학 조건과 학비는
자체시험이 있다. 지원자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시험을 본다. 물리, 화학, 생물, 영어시험을 보고 수학은 보지 않는다. 문제의 난이도는 굉장히 다양하다. 아주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 과목 등에 따라 객관식도 있고 논술형도 있다.

시험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다. 학생이 원할 때까지 문제를 풀 수 있고, 그 결과에 맞는 학년에 진학시킨다. 지원자는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에 보낼 수 있는 인원은 한정적이어서 입학 정원이 늘어나지는 않고 있다. 학비는 총 3만불(약 3700만원) 정도다. 

Q외국 학생도 헝가리 학생들과 동일한 학위와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나
그렇다. 헝가리에서는 외국인들도 헝가리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헝가리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면 헝가리의사회에 정회원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헝가리 내에서 의사로의 활동에 어떠한 제약을 받지 않는다.임상교육을 받을 때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외국 학생들도 헝가리어를 배워야 한다. 졸업과 헝가리에서의 의사활동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입학 전에 헝가리어 특별과정을 이수해야 하며, 입학 후에도 헝가리어를 필수과목으로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다.


Q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은 세계의학교육연맹(WFME)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나
헝가리인증평가위원회(HAC)는 교육부 산하 기관으로서 의학교육을 비롯한 헝가리 고등교육을 인증 평가하는 기구다. 이 기관은 유럽의학교육협의회(AMSE)와 세계의학교육연맹(WFME),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은 HAC로부터 6년마다 인증평가를 받고 있다.


Q헝가리의사면허증은 유럽연합 국가 내에서 상호인정되나
데브레첸 치·의과대학 졸업장과 의사자격증은 유럽연합 국가 어디에서나 동일한 자격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의사로서 활동을 위한 각 국가별 요건이 다르기 때문에 그 요건을 만족시켜야만 취업이 가능하다. 외국인의 경우 의대를 졸업하고 1년 이상 의사 경험이 있는 경우, 전문의를 획득한 경우에 따라 유럽연합국가에서 인정하는 부분이 달라진다.


Q데브레첸의과대학은 2014년 한국 의사면허시험 응시자격을 인정받았다
거창국제학교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 거창국제학교 졸업 후 데브레첸 치·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국내 학생의 진로선택 범위가 한층 넓어지게 됐다. 그 덕에 거창국제학교 졸업생 중 2016년 제80회 의사국가시험에 4명이 응시했고 3명이 합격했다.


Q의사 양성 우회로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의료 인력의 국가적 교류는 이미 자연스럽다. 한국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가고 있다. 해외 의과대학 졸업자를 배제하는 것은 흐름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국시원이 한국의사면허시험 응시자격을 인정했다. 우회로라고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 의사면허시험은 전세계 의대 출신이 응시한다. 미국에서 의사가 될 수 없는 이들의 우회로는 아닐 것이다. 졸업생들의 한국 활동이 글로벌 의료전문가 양성이라는 거창국제학교의 목표와 배치되지 않는다. 현재 많은 이들이 기피하고 있는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의 수요를 메우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리가 없다면 다른 나라를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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