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를 하버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2008.02.04 21:50 댓글쓰기
의료계 경영난이 심각해지는 환경에서 개원가 병원장이 30억 원의 재산을 고대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여성전문병원을 개원하고 있으며 현재 고대의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유광사 원장[사진]이 바로 그 장본인. 특히 이번 기부는 주식 등의 금융상품이 아닌 직접 자신의 손으로 평생 환자를 진료하며 모은 30억 원의 개인재산을 기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편집자주]

"어떻게 돈을 써야 하는지 본보기 됐을 터"

이번 기부에 대해 유광사 원장은 “자식 두 명이 모두 나와 같은 의료계에서 종사하고 있으니 아버지로서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했다"며 "이 사회는 많이 가진 사람이나 적게 가진 사람이든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선 조금이나마 더 가진 사람이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67세의 나이에도 출근할 환자들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진료를 시작하는 유광사 원장. 현재 강서구 장학회 이사장, 고대의대 교우장학회 회장 등을 통해 장학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불우이웃 돕기에 있어서도 남다른 실천을 보여왔다고 주변 관계자들이 입을 모은다.

또한 꾸준한 장학사업 등을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온 유 원장은 최근 아들이 유학 중인 하버드 의대를 방문, 사회 환원의 방법과 규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유 원장은 “이 나이가 되기까지 환자와 진료약속을 비울 수 없어 해외를 많이 못나가 봤다"며 "아버지와 같은 동문으로 고대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의사가 된 아들을 하버드 의대에 유학 보내고 난 최근에서야 미국에 처음 가 봤다"고 말했다.

그는 "하버드 의대를 보고 난 후 그 많은 건물과 시설이 모두 독지가들의 기부로 지어졌다는 것에 감동을 받아 이번 기부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의대가 갖고 있는 훌륭한 교육환경이 세계적인 의사, 과학자가 배출되는 토양이라 생각한 유 원장은 장학금 지급 및 불우이웃 돕기도 필요하지만 교육환경을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후배들이 훌륭한 의사로 훈육돼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보다 생산적인 가치를 재창출할 수 있었으면 하는 취지로 의과대학에 기부하게 됐다.

유 원장은 “모교에서 대학건물을 짓는 데 건축비가 많이 든다는 말을 듣고 고대를 하버드 대학 수준의 교육환경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기부금 규모가 커서 가족과 상의했더니 다행히 자식들과 아내도 이번 기부가 미래를 위한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동의해 줬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누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기부가 백안시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 학교와 사회에 기부문화가 뻗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대의료원 오동주 의무부총장은 “평소에도 장학사업에 적극적이고 이미 모교 발전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하는 등 나눔과 사회환원에 앞장 서온 분께서 또 큰 규모의 기부를 해 놀랐다”며 “이번 기부가 의대생과 의료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기를 바라며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국제회의도 가능한 대강당(가칭 유광사 홀)증축에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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