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선도해 나갈 맞춤형 전문인력을 육성해 온 동국대학교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이 최근 깊은 시름에 빠졌다.
오는 12월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기산업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이 종료돼 운영비·장학금 등의 예산 지원이 끊기기 때문이다. 물론 재선정 되면 5년 더 수혜의 연장선을 그을 수 있지만 낙관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않다.
이미 동국대학교는 오는 16일 지원사업 신청 마감에 앞서 접수를 마쳤다. 그러나 티켓은 단 1장일 뿐인데다 재선정될 경우 특혜 의혹도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좌불안석이다.
동국대학교 김성민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 책임교수는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재정 자립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지원이 중단되면 대학원 운영에 있어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다른 부문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내년도 신입생에게 장학금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 대학을 포함해 서울 3~4개, 지방 3개 대학에서 사업신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개 대학만이 선정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국대는 글로벌한 시각과 역량을 갖춘 양질의 의료기기 전문인력을 육성해온 경험과 노하우를 스스로의 강점으로 꼽았다.
김성민 교수는 “의료기기 인허가·품질관리·신의료기술·마케팅 등 의료기기 전주기에 걸친 폭넓은 교과과정을 운영하며 미래의 CEO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각과 역량을 갖춘 진짜 ‘의료기기 전문가’를 키워왔다”고 자신했다.
이어 “특히 인문학부터 경영학, 법학 등 다양한 전공을 경험한 학생들이 모집되면서 다양한 학문을 융합한 글로벌 융복합 인재를 길러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정부 예산이 제한된 만큼 사업 확대보다 사업의 효율성과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지원금이 연간 최대 5억원으로 결정된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현재 의료기기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 규모를 고려하면 새로운 대학 선정보다 기존 대학에 힘을 실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새로운 대학을 선정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기존 대학이 좋은 성과를 냈다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국대는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 지원사업에 재선정 되면 새로운 차원의 국제화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김성민 교수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도울 수 있는 국제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이 시행된다면 국내 의료기기 생태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그동안의 사업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해 주길 바란다”며 “의료기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동국대의 의지와 열정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