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민수 기자] 국내 의료기기 업계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전문 인력 확보’다.
의료, 전자, IT 등 다양한 학문이 융복합적으로 접목한 의료기기 산업 특성상 그에 걸맞은 교육 과정을 거친 사람이 필요하지만 아직 기반 자체가 열악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고 있는 의료기기 산업 특성화대학원으로 지난해 선정된 연세대학교가 올해부터 해외 인턴십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의료기기산업학과는 석사 과정에 전일제로 재학 중인 김경이 씨를 해외 인턴십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학원 측에 따르면 김 씨는 이달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약 6개월 간 미국 뉴욕에 있는 지멘스사에 파견된다.
총 지원 금액은 2만 달러(한화 약 2200만원)로 항공료, 체재비 등 모든 항목은 대학원에서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
의료기기산업학과 주임교수를 맡고 있는 구성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은 “의료기기 관련 특성화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교 중 해외 인턴십 과정을 도입한 곳은 연세대학교가 최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의료기기 산업 특성화대학원으로 선정된 대학교는 동국대학교(2013년), 성균관대학교(2014년), 연세대학교(2018년) 단 3곳이다.
가장 최근에 선정된 연세대학교는 현재 ▲의료기기 R&D기획 ▲혁신 제품화 ▲인허가 및 규제 ▲의료기기 기술경영·마케팅 관련 실무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학과가 운영된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올해 신입생 경쟁률이 약 7:1을 넘을 정도로 의료기기 업계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대학원 측은 이 같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향후 더욱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해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첫 단추로 내세운 것이 바로 해외 인턴십 과정이다.
구성욱 연구부원장은 “학과 운영 전체 비용을 고려했을 때 학생 1명에게 2만 달러 지원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학생 개인과 학과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조금이라도 더 기여하기 위해 해외 인턴십 과정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견을 앞둔 김경이씨 역시 기대감과 함께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김 씨는 “전 세계 의료기기 산업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며 “앞선 선진 기술과 기업 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국내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견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의 의료기기 산업 기반 차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 및 의료 정책 차이를 배우고 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미국 기업만의 독특한 문화를 경험함으로써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배경 지식을 쌓아올 계획이다.
김 씨는 “준비된 학생에게 다양하면서도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관심을 쏟고 있는 대학원 측의 배려로 흔치 않은 경험을 쌓게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구성욱 연구부원장은 “현재 재학생 중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꽤 많다”며 “국내외 인턴십을 비롯한 다양한 실무 경험을 학생들이 쌓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